흔들리는 YG… 소속 연예인 거취 어찌되나
흔들리는 YG… 소속 연예인 거취 어찌되나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9.06.1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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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엔터테인먼트 CI.

[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지난 1월 불거진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의 클럽 버닝썬 관련 논란에 이어 전 회장 양현석의 탈세, 성접대 등 의혹, 여기에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의 마약 구입 시도 정황까지. YG엔터테인먼트가 창사 23년 여 만에 큰 위기를 맞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YG엔터테인먼트의 논란에 많은 대중이 등을 돌렸다. 엠넷갤러리, 한류열풍사랑 등 많은 커뮤니티들이 YG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대한 불매를 선언했고, '#YG불매', '#YG재수사', '#버닝썬게이트'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은 하나하나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당장은 관련 없는 이들에게까지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소속사의 의혹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게 아티스트에게도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을 졸이는 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스타들을 좋아하는 팬들이다. 혹시라도 논란의 불똥이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에게까지 튀는 게 아닐까 걱정하는 팬들은 '탈 YG'를 외치며 이들의 남은 계약기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회사 내부에서도 '탈YG'

본래 가수들을 육성하는 매니지먼트사로 시작했던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15년부터 안영미, 유병재 등 예능형 스타들을 영입했고, 2016년~2017년께에는 강동원, 이종석, 김희애 등 거물급 배우들과 연이어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종합 엔터사로 재도약했다. 이 가운데 이종석은 지난 해 초 전속계약 만료로 YG엔터테인먼틀를 떠났고 유병재도 지난 달 샌드박스네트워크에 새둥지를 틀었다. 2017년 계약해 약 2년 동안 YG엔터테인먼트에 몸담았던 오상진은 지난 4월 계약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계약이 만료된 스타들이 연이어 새둥지를 찾는다는 건 그 자체로 눈여겨 볼 부분이다. 전속계약은 회사와 연예인 사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아직 YG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는 스타들 가운데 일부는 자체적으로 YG엔터테인먼트 스태프들과 일을 하지 않고 있거나 계약 파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이들도 있다.

통상 6~7년의 계약을 체결하는 신인들과 달리 소속사를 이적하는 기존 스타들의 경우 짧게는 1년 길게는 3~4년 정도로 재계약 기간을 잡는다. 6월 현재 YG엔터테인먼트에는 강동원, 김새론, 이수혁 등 2016년~2017년 사이에 계약을 체결한 이들이 여럿 있다. 일반적인 계약 관행에 미뤄볼 때 이들의 재계약 논의 시점이 오래 남지 않았음을 예상할 수 있다. 가수 이하이와 악동뮤지션의 경우 각각 4년, 2년 여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민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퇴임사.

■ 대대적 체질 개선? 여전한 YG

양현석, 양민석 형제는 비아이의 마약 논란이 인 지 이틀 만인 지난 14일 공식입장을 내고 YG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이들은 그간 YG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있어왔다.

양현석은 회장직에서 물러난다는 내용의 공식입장문에서 "더 이상 YG와 소속 연예인들, 그리고 팬들에게 나로 인해 피해가 가는 상황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승리가 빅뱅과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면서 쓴 글인 "YG와 빅뱅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나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는 내용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승리의 탈퇴 당시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회사로서 좀 더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 한 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회사 모든 임직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그로부터 3개월 여. YG엔터테인먼트는 그 사이 소속 그룹 위너, 이하이를 컴백시켰고 자회사인 더블랙레이블에서 전소미를 솔로로 데뷔시켰다. 그러는 동안에도 양현석 전 회장의 탈세, 성접대 의혹, 비아이의 마약 구입 시도 정황, 비아이에게 마약을 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A 씨(한서희)를 양현석 전 회장이 협박했다는 의혹 등 상상도 못 할 논란들이 연이어 터졌다. "대대적인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한다"던 YG엔터테인먼트는 비아이 논란이 터지자 승리 때 그랬던 것처럼 빠르게 계약해지를 하며 '꼬리 자르기'란 비판을 받았고, 양현석 전 회장의 탈세 논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심지어 YG 측은 비아이의 마약 관련 보도를 최초로 한 디스패치에 "2개월마다 간이 마약검사 키트로 소속 연예인들을 검사한다"고 했는데, 이후 다른 언론에서는 이에 대한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일이 터지면 소속사 관계자와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것도 이전과 똑같다.

탈세, 성접대 등 논란 휩싸였던 양현석.

■ YG 소속=불명예?

한 때 '가요계 3대 기획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던 기획사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싸늘한 건 이 때문이다. 소속 연예인의 관리 책임을 통감하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뭐가 문제였고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설명이나 의지 없이 소속 연예인들의 컴백을 강행했고, 그 사이 또 다른 논란이 또 터져나오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을 좋아한다는 한 누리꾼은 해당 연예인의 '탈 YG'를 기원한다면서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지 훼손을 입는 것 같다. YG가 약국의 약자라고 조롱하는 글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드래곤, 탑, 박봄, 쿠시 등 비아이 이전에도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거나 소속이었던 스타들은 여러 차례 마약 투약 의혹에 휘말렸다.

양현석, 양민석 형제는 모든 직책과 업무를 내려놓겠다고 했으나 이들은 여전히 각각 주식의 16.12%, 3.31%를 가진 YG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이들의 입김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양현석은 "향후 조사 과정을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경찰 조사에서 증명될 일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것만으로도 불명예가 되는 분위기 속에서 어떤 체질 개선으로 이미지 회복의 기반을 마련할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