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코오롱그룹 "그룹과 상관없다"며 선긋기... 이 회장도 침묵 일관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인보사의 아버지'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검찰이 이 전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을 내리며 '인보사 사태'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 전 회장은 책임론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7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15일 이 전 회장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보사 개발을 전두지휘한 이 전 회장의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하기 위한 준비로 읽힌다. 아울러 인보사 투약 환자와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 역시 출국금지에 거든 것으로 보인다.

인보사(인보사케이주)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지난 2017년 국내에서 시판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사용을 꺼리는 신장 세포를 인보사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인보사 투약 환자 등은 집단 소송 움직임에 들어간 상태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와 함께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 100여 명 역시 지난달 21일 이 전 회장과 코오롱그룹 전·현직 임원에 대해 검찰에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법조계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검찰의 소환 조사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검찰은 최근 약대 출신의 검사 2명을 파견 받아 수사 인력을 보강하고 있으며 식품의약안전처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코오롱생명과학과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 관계자들 또한 이번 주 내로 조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데도 이 전 회장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코오롱그룹 역시 '공식 입장이 없다'라며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보사 사태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연관있을 뿐, 그룹과 연결고리가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정면에 나서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인보사 개발 전 모든 과정을 이 전 회장이 주도했다는 이유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인보사를 '넷째 자식'이라 칭하며 개발에 깊은 애착을 나타냈다.

또한 코오롱생명과학에 이 전 회장이 대주주로 올라와 있다는 사실도 그의 검찰 소환에 힘을 싣는다. 이 전 회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지분을 코오롱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주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올해 3월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은 20.35%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14.4%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전 회장은 코오롱그룹 지분 또한 49.74%를 소유,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어 이에 따른 법적 분쟁 역시 대응해야 한다. 상장폐지가 될 경우 수천억 원 이상의 법적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이 코오롱생명과학을 상대로 인보사 의료비 환수 소송을 제기했으며 인보사 기술 수출 계약을 맺은 일본 제약사 역시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도 인보사 개발을 위해 투자한 100억 원의 국고보조금 환수 작업에 착수했다.

한편 이날 주식시장에선 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출국금지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오롱 계열사 종목들이 연이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지주사인 코오롱(002020)은 오후 2시 10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3.96% 하락한 1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선주인 코오롱우는 4.74%, 바이오계열사 코오롱생명화학은 10.45% 급락하고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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