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사들이는 증권사들, 그 속내는?
자사주 사들이는 증권사들, 그 속내는?
  • 김동호 기자
  • 승인 2019.06.17 14:47
  • 수정 2019-06-19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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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연달아 자사주 매입...주주환원 vs 경영권 강화
증권가에 자사주 매입 바람이 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 자사주 매입 바람이 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최근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올리고 있는 증권사들이 앞 다퉈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양호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또한 일부 증권사에선 신임 경영진과 임직원들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4월 2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총 15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했다. 당초 밝혔던 자사주 취득기간보다 한달 이상 빠른 기간이다. 당초 대신증권은 오는 7월 25일까지 182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대신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작년부터 이어진 호실적을 기반으로 축적된 사내유보자금을 활용해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것. 이를 통해 주가를 안정화시키고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신증권은 21년 동안 매해 현금배당을 하고 있다.

이같은 회사 측의 설명처럼 대신증권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자사주 매입 이전 1만2000원대를 기록했던 대신증권 주가는 이달 들어 1만4000원 근처까지 올랐다. 지난 11일엔 장중 최고 1만3900원에 거래됐다. 최근 국내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다.

신영증권도 지난 14일 주주가치 제고 및 임직원 성과보상을 이유로 보통주 5만주, 기타주식 5만주를 장내에서 매수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총 10만주에 달하는 자사주를 오는 9월 16일까지 총 3개월 동안 매수할 예정이다. 취득예정 금액은 대략 55억원 규모다.

현재 신영증권 주가는 6만원선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1분 현재 주가는 5만8700원으로 지난해 말 종가(5만9000원)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간 양호한 실적을 올리며 사내에 자금을 유보해 둔 기업들이 주가방어 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며 "최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으로 인해 주주들의 권익과 목소리에 (경영진들이)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들의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결정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자사주는 기업경영을 위한 중대 결정시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경영자의 의결권 비중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또한 해당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려 경영권 분쟁시 상대방의 지분 추가 취득을 어렵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대신증권의 경우 금융지주 소유의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대주주 일가의 지분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등 특수관계인의 전체 지분은 12.32%로, 자사주 지분율(21.44%)보다도 적다. 신영증권 역시 원국희 회장 등 특수관계자의 지분율(25.77%)보다 자사주 지분율(31.43%)이 더 높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일가의 입장에서 볼때 자사주 취득은 여러모로 유용한 점이 많다"며 "경영권 강화와 현금배당 등에 있어 오너일가에 유리할 뿐 아니라 주가방어 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도 효과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영진과 임직원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이사는 지난 3월 2만여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했다. 권 대표는 취임 이후 3년간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현재 보유 자사주는 12만3600주에 달한다. 이 외에도 여러 임직원들이 3월과 4월에 자사주를 매입했다.

한양증권의 임재택 대표와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김원규 대표도 최근 자사주를 취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에 취임 후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는 향후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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