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슛돌이 이강인? 메시처럼 되겠다던 아이”... 옛스승이 밝힌 뒷얘기
[인터뷰] “슛돌이 이강인? 메시처럼 되겠다던 아이”... 옛스승이 밝힌 뒷얘기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6.17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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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옛스승' 김선우 현 포천 키미테 축구센터 감독 인터뷰
한국 대표팀의 이강인이 지난 15일(한국 시각)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우크라이나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의 이강인이 지난 15일(한국 시각)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승 우크라이나의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돌며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FC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싶어요. 스페인 축구가 저와 맞아요. 리오넬 메시(32ㆍ바르셀로나) 같은 선수가 될래요.”

열 살 남짓 했던 어린 이강인(18ㆍ발렌시아)은 ‘꿈이 무엇이냐’는 스승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12세 이하(U-12) 팀에서 코치로 이강인을 지도한 바 있는 김선우 현 포천 키미테 축구센터 감독은 이강인의 당찬 어린 시절 모습을 또렷이 기억했다.

김선우 감독은 본지와 통화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선 한국 대표팀의 경기를 모두 챙겨봤다”고 운을 뗐다. 정정용(50)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가장 좋은 준우승의 신화를 일궈냈다.

김 감독은 2골 4도움으로 대회 골든볼을 수상한 제자 이강인에 대해 “과거에도 기술적인 부분은 워낙 뛰어났다. 좋은 환경에서 훈련하며 성장해 그런지 지금은 탈아시아급 기량이 된 것 같다. 볼 터치, 공간 패스, 킥 등이 다 좋다”고 흐뭇해했다. 이어 “어렸을 땐 스피드가 조금 부족했는데 지금도 다소 보완해야 할 점이 아닌가 한다”라면서도 “체력적으론 좀 약했는데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지 그 부분은 상당히 좋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KBS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3기 출신인 이강인은 당시 풋살장 하프라인에서 킥오프 겸 슈팅을 시도해 골을 넣곤 했다. 방송 분량이 나오지 않아 제작진이 가급적 하프라인 슈팅을 자제해달라 했다는 흥미로운 후문도 있다.

그 만큼 또래들에 비해 실력에서 크게 앞서갔다. 김선우 감독은 “워낙 잘 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이었지만 4학년으로 월반을 시켰다. 한 번은 MBC 주최 유소년 8대8 축구 대회에 나갔는데 패했다. 또래 아이들은 보통 경기에서 져도 울지 않는데 (이)강인이는 많이 울었다”며 “그만큼 승부욕이 강했다”고 떠올렸다.

재능도 출중했지만,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김 감독은 회상했다. 김 감독은 “오후 3시에 훈련이 시작되는데 30분 전에 와서 따로 개인훈련을 했다. 훈련 후엔 1시간 30분 정도 더 남아 형들의 연습게임이나 나머지 훈련에 합류하곤 했다. 강인이는 ‘형들과 같이 더 훈련해도 되냐’고 물었다”며 “재능과 노력 모두 갖춘 선수였다”고 힘주었다.

김 감독은 “단순히 축구만 잘하는 게 아니었다. 형들하고 잘 어울리는 등 대인관계도 원만했다. 보면 붙임성도 있고 귀여운 선수였다. 태권도장을 하시던 아버님으로부터 좋은 인성을 갖추도록 가르침 받아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강인이 장차 어느 정도의 선수로 성장할 것 같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은 “우리나라로 치면 손흥민(27ㆍ토트넘 홋스퍼) 정도 위상의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손흥민과 포지션도 다르고 강인이는 패스에 더 주력하긴 스타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또 다른 제자인 대표팀 미드필더 김정민(20ㆍ리퍼링)에 대한 바람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김정민을 두고 “워낙 좋은 선수다. 지난해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도 땄다. 향후 제2의 기성용(30ㆍ뉴캐슬 유나이티드)으로 성장해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물론 김정민은 이번 대회에서 경기력이 다소 좋지 못해 일부에서 비판을 받았다. 16일 만난 한 축구 원로는 “김정민의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던 건 사실이다. 순도 낮고 부정확한 패스가 많았다. 활동량도 많아 보이지 않았다”며 “차라리 정호진(20ㆍ고려대)이 많이 기용됐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러한 목소리에 대해 김 감독은 “(김)정민이가 악성댓글 등 자신을 향한 비난에 신경 쓰지 말면 좋겠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라면 그 정도 욕은 먹을 각오를 하고 덤덤하게 뛰면 좋겠다. 정민이는 멘탈이 강한 선수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김 감독은 제자들을 향해 “부상 없이 지금처럼 잘해서 좋은 선수들이 되면 좋겠다. FIFA 주관대회 역사상 처음 결승 무대를 밟았다. 우승을 놓쳤다는 아쉬움은 털고 더 좋은 선수가 돼 주면 하는 바람이다. ‘축하하고 고생했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애정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