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남태정 PD,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김형일 대표 / MBC제공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화려한 조명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만이 연예계의 전부는 아니다. 그런 스타를 발굴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제작자, 조명을 받는 것이 아닌 비추는 기술자, 한 편의 작품이 될 이야기를 찾고 쓰는 작가,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연출가 등 카메라 밖에서도 연예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스포츠경제가 연예계를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사람들과 만나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는 코너를 신설했다. <편집자 주>

MBC 소속 PD로 지난 1990년부터 2008년까지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연출했던 남태정 PD와 콜드플레이, 체인스모커스 등 내한과 최근 방탄소년단 해외 투어 공연을 진행한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김형일 대표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U2의 공연을 한국에 유치했다. 두 사람은 앞서 몇 년 전에도 U2의 내한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남태정 PD와 김형일 대표는 2009년 임진각에 특설 무대를 마련하고, U2 내한 공연을 해보자는 꿈을 꿨다. 하지만 그때 당시 U2는 '360 ° 투어'로 2~3년간의 스케줄이 꽉 차있었고, 결정적으로 그들의 대형 무대를 구현할 만한 공연장이 한국에 없어 무산됐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U2의 내한을 포기하지 않다. 그리고 마침내 10년 만에 그 꿈을 이루게 됐다. 통일 전에 볼 수나 있을까 싶었던 U2의 '조슈아 트리 투어(The Joshua Tree Tour)' 내한을 오는 12월 8일 고척 스카이돔에 열게 된 것이다. 남태정 PD와 김형일 대표의 오랜 노력 끝에 만들어진 결실이다. 공연을 앞두고 인터뷰를 가진 두 사람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몇 년 동안 추진해온 U2 내한 공연을 드디어 이루게 됐다.
남태정 PD "U2가 지금까지도 최고의 밴드로 회자되는 건 그들만의 최고의 라이브 퍼포먼스, 새로운 장치와 시스템, 전래 없는 환상의 연출, 사회를 향한 강력한 메시지 전달 등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U2가 공연함으로써 남북의 평과 그리고 이를 넘어 인류의 공전 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길 바라는 기대가 있었다. 이에 MBC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 관계자, 공연 제작사분들이 오래전부터 이들의 공연을 한국에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공연 규모가 워낙 커 거대한 장비들이 넘어와야 했고, 이를 수용할 만한 스타디움이 부족했다. 다행히 고척 스카이돔이 생기면서 이들의 내한을 다시 기획하게 됐다. MBC 내 직원 11명이 'U2 공연 사무국'을 꾸렸고, 옆에 계신 김형일 대표와 이들의 공연을 성사시키게 됐다."
 
김형일 대표 "U2는 자신들이 직접 디자인한 커스텀을 비롯해 자체 음향 장치, 영상 등에 관련된 것을 투어 때마다 갖고 다닌다. 하지만 그동안 국내에는 이를 연결해줄 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일본 같은 경우는 10년 전에도 이를 수용할 장소가 있었기 때문에 공연 유치가 가능했다. 다행히 이제 한국도 인프라가 좋아져 기회를 잡게 됐다."
 
-U2의 공연 스케일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공연 규모는 어느 정도로 보고 있나.
김형일 대표 "현재 747 항공기 3대 정도의 물량을 가져올 예정이다. 내한하는 가수 중에는 가장 많은 장비를 들여온다."
 
남태정 PD"(장비들이) 747 항공기 3대로 온다면 어마어마한 물량인 것이다. 한국에 도착해 공연장으로 옮겨지는 데도 트럭이 기차 수준으로 이어질 것 같다.(웃음) 또 공연에는 대형 스크린이 등장하는데, 가로 61미터, 세로 14미터 규모다. 영상의 화질도 8K 해상도 LED를 사용한다. 어느 공연에서도 못 본 엄청난 영상의 감동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MBC 남태정 PD, 라이브네이션 코리아 김형일 대표 / MBC제공

-U2는 공연을 통해 환경문제, 인권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남태정 PD "U2가 한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들었다. 10여 년 전 한 평론가가 보노를 인터뷰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다'고 했다더라. 지난해 남북정상회담도 있었으니 어떤 말을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기대를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투어 때는 일본 사이타마에서 대형 스크린에 '공존'이란 단어 띄웠다. 이어 세계 인권선언문 1-6쪽을 스크린에 올리는 퍼포먼스를 해 화제가 됐다. 최근 내한했던 콜드플레이는 'Yellow'란 노래 부르면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스크린에 띄웠다. 그런 것처럼 U2도 올해 남북 간 여러 문제들을 고려한 어떤 연출을 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연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나.
남태정 PD "요즘 대중문화가 아이돌 쪽으로 치우친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U2 공연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중문화가 다양했으면 한다. U2가 공연함으로써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사실 40대 이상인 분들은 당연히 U2의 공연을 즐길 거라 생각하는데, 20대 젊은 친구들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U2의 공연은 대중문화 자체에 큰 경험이다. 젊은 친구들이 U2의 공연을 접하고 '대중문화가 이렇게 다양하구나' 느꼈으면 좋겠다."
 
-500석의 레드존 티켓 가격이 45만 4000원으로 책정됐던데, 너무 비싼 거 아닌가.
김형일 대표 "레드존은 U2의 모든 투어 공연에 있는 좌석이다. 30만 원은 보컬 보노가 설립한 자선단체 '프로덕트(레드)'에 기부된다. 그 외에는 콜드플레이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이 될 것 같다."
 
남태정 PD "레드존은 특별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U2 공연에 포함된 하나의 콘셉트 같은 거다. 레드존은 한정된 부분일 뿐 공연에는 다양한 가격대의 좌석이 있다. 일본에서는 공연 티켓가가 한국보다 더 비싸게 책정됐더라."
 
-U2의 공연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떤 게 필요한가.
남태정 PD "U2라는 팀을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데, 일단 그들의 음악을 미리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유튜브 등을 통해 찾아보면 다양한 자료들이 나온다. 그런 것들을 먼저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 
 
-MBC에서 이 공연을 유치한 만큼 TV프로그램 기획도 있을 것 같다,
남태정 PD "주변에서 많이들 묻는다. 우선, 프로그램 기획에 대해선 U2 쪽과 협의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12월 8일 한국 공연이 '조슈아 트리 투어'의 마지막 장소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캠프' 배철수 씨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이를 포함한 여러 가지 기획을 두고 협의할 예정이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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