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미국 LA 다저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선수가 최근 좋은 기록을 펼치며 국내·외 야구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도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각 팀마다 순위권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국내 사회인야구 동호인들의 열기도 뜨겁다. 최근 전국 공공야구장들에는 주말 경기를 예약하려는 사회인 야구단들의 문의가 쇄도한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높아진 야구의 인기만큼이나 뜨거워지는 여름철 기온으로 인해 경기 중 부상의 위험성 또한 올라간다는 점이다.

폭염 속에서 경기를 치르다 보면 체력과 집중력이 쉽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집중으로 관리를 받는 프로선수들조차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스포츠안전재단의 ‘2015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야구편’에 따르면 여름시기(6월~8월) 발생한 야구경기 부상 비율은 전체의 38.5%로 1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자생한방병원 허석원 원장의 도움말로 여름철 야구 경기 중 주의해야 할 근골격계 질환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공 던지는 투수, 어깨 ‘회전근개파열’·‘내측상과염’ 주의

경기의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투수들은 투구할 때마다 온몸의 체중을 실어 공을 던지기 때문에 어깨에 상당한 무리를 받는다. 피칭을 위해 팔을 등 뒤로 젖히거나 공을 던지는 과정에서 강도 높은 어깨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회전근개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4개의 근육으로, 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회전근개가 손상을 입게 되면 어깨 통증과 결림이 느껴짐과 동시에 근력이 감소하고 관절 가동범위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투수에게는 ‘야구 엘보’라는 질환이 있을 정도로 팔꿈치 부상 또한 자주 나타난다. 야구 엘보의 정식 명칭은 내측상과염으로 골프 엘보라고도 잘 알려져 있다. 팔꿈치 안쪽 힘줄에 과도한 힘이 가해졌을 경우 미세한 파열과 함께 염증이 일어나면서 격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류현진 선수도 매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할 만큼 한번 부상당했을 경우 후유증이 길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허석원 대전자생한방병원장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 모두 관절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누적돼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충분한 안정과 휴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나 회전근개파열이나 내측상과염을 방치하게 되면 손상 범위가 더욱 커지게 되므로,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통증이 일어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헛스윙과 빗맞은 공…타자 손목염좌 부르는 원인

타자들은 경기와 연습을 거치며 하루에도 방망이를 셀 수 없이 휘두른다. 공을 제대로 맞췄을 경우에는 몸에 큰 무리가 되지 않으나 오히려 공이 빗맞거나 헛스윙을 했을 때 손목에 큰 부담을 받게 된다. 스윙 시 휘두른 힘이 공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손목을 더 크게 꺾이게끔 하기 때문이다.

타자들의 대표적인 손목 부상으로는 염좌를 꼽을 수 있다. 손목염좌는 손목이 무리하게 꺾이거나 충격을 받게 됐을 때 손목 주변 인대와 근육이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손목은 무릎이나 허리와는 달리 체중에 대한 부담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때문에 손목에 통증이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다가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손목은 우리 몸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부위 중 한곳이기 때문에 부상을 입으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므로 경미한 통증이라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만약 경기 중 손목이 부어오르는 급성 통증이 발생했다면 온찜질보다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온찜질을 하게 되면 환부에서 발생한 열이 되려 붓기를 심하게 할 수 있으므로 염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약 48시간 이후 실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한방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구기자차는 근육과 관절을 보호하고 염증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통증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 보호구 입고 경기 내내 쪼그려 있는 포수, ‘반월상연골손상’ 위험 노출

홈을 지키는 안방마님 역할인 포수들도 항상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포수는 도합 10kg 넘는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경기시간 내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한다. 쪼그려 앉은 자세는 체중의 약 7배나 되는 하중을 무릎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장시간 지속될 경우 반월상연골손상과 같은 부상의 원인이 되기 쉽다.

반월상연골손상은 무릎을 무리하게 사용했을 때 허벅지와 종아리뼈 사이에 있는 반월상연골이 파열되는 질환이다. 반월상연골을 다쳤을 경우 손상 부위가 무릎관절 전체로 확대돼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부상 이후 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을 움직일 때 어딘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반월상연골손상의 치료에 약침, 한약 처방 등을 실시한다. 먼저 순수 한약재를 정제한 약침을 환부에 주입해 염증을 제거하고 상한 연골을 보호한다. 이후 근육과 인대의 강화를 돕는 한약을 처방함으로써 무릎 연골에 실리는 하중 부담을 줄여 재발 위험성을 낮춘다.

허석원 병원장은 “무릎 연골은 한번 손상이 일어나면 회복이 힘들기 때문에 치료 및 관리에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무릎, 어깨, 손목 등 부위를 막론하고 치료 이후 부상에서 회복됐다고 해도 무리한 동작을 시도하게 될 경우 같은 질환이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경기 중 과욕을 부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다.

홍성익 기자 hongsi@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