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기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외부감사를 받는 국내 1만7200개 기업 중 3333개 표본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액 감소는 2016년 3분기 4.8% 감소 이후 처음이다.

최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과장은 “2016년 3분기에는 국제유가 하락이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면 올해 1분기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출하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가 9.0% 하락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가구 및 기타(-4.2%), 금속제품(-4.1%), 목재·종이(-3.8%) 등도 감소했다.

이처럼 제조업이 3.7% 줄어들며 감소폭이 컸고 비제조업은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 중 건설, 전기·가스가 각각 6.0%, 1.8% 하락했으며 서비스는 0.8% 증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2.3%)과 중소기업(-2.8%) 모두 감소했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는데 매출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영업이익은 재료비와 인건비 이자 등의 비용 요소가 반영된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5.3%로 전년 동기 7.5%보다 내려갔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8.2%에서 5.8%로 낮아졌다.

또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제조업이 9.1%에서 5.7%로 비제조업은 5.4%에서 4.6%로 각각 하락했다. 하락세는 대기업이 7.7%에서 5.1%, 중소기업은 6.7%에서 6.0%로 감소했다.

최신 과장은 “고정비가 늘었거나 판매수익이 감소한 탓”이라며 “한국전력의 적자가 제법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전기·가스의 매출액영업이익율은 1.0% 낮아졌고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1.7% 감소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6299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기업들의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나눈 비율인 이자보상비율은 479.2%로 나타났다. 2016년 3분기(443.3%)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2.1%에서 86.7%로 21.8%에서 22.8%로 작년 4분기 대비 상승했다. 이 지표의 상승은 안정성 악화를 의미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상승한 이유는 올해부터 기업 회계에서 '운용리스' 중 리스자산과 리스부채가 각각 자산과 부채로 인식된 점도 작용했다.

최 과장은 "운용리스는 주로 항공기와 점포 등 도소매·운수업에 많다"며 "리스자산과 리스부채가 재무제표에 반영돼 부채와 자산이 모두 증가한 결과"라고 했다.

부채뿐 아니라 자산도 늘어나 기업들의 총자산증가율은 올해 1분기 3.2%로 전년 동기(1.8%) 대비 상승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