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안전자산 인기...은행들, 골드바·달러예금 적극 프로모션 나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안전자산인 골드바와 달러 예금이 주목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1. 평소 자산관리에 관심이 높은 주부 A씨는 100억원대 고액자산가다. A씨는 금융권에서 개최하는 세미나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그런데 최근 세미나에서 안전자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안전자산 비중을 높여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전망이 부정적이라 국내 주식보다는 골드바나 달러 예금, 부동산 투자 비중을 높이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서다.

대내외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이라고 불리는 골드바와 달러 예금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459억1000만달러(약 54조45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1.7%)과 지난 1월(-6.2%), 2월(-11.4%), 3월(-8.3%)과 4월(-2.0%)에 이은 6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러한 하락세는 반도체 수출이 30% 급감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4% 줄어들며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둔화로 인해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괴담이 돌자 한국은행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불안감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기 둔화 등으로 대외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어서다. 리디노미네이션은 화폐의 실질 가치는 그대로 두고 액면 단위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KB국민·우리·NH농협·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의 골드바 판매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시중은행 4곳의 골드바 판매실적은 16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간 월평균 판매액의 3배를 넘긴 수치다. 지난 1월 24억5700만원이었던 판매실적은 2월 32억9000만원, 3월 37억300만원, 4월 81억7200만원으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한국거래소(KRX) 역시 지난달 금거래가 273억원 규모로 전월대비 28%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KRX금시장의 1g당 금가격은 5만1370원을 기록하며 2014년 3월 시장이 개설된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달러 예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외화예금은 24억달러 넘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5월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656억1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24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달러화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일반 기업이 달러를 팔지 않았고 개인이 달러화를 사들이며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통화별로 따져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달러화 예금이다. 지난달 21억9000만 달러가 늘었다. 반면 엔화는 달러 환산 기준 9000만 달러가 감소했다.

이에 은행들은 달러 예금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미국 달러화 외화예금 신규가입 고객에게 높은 금리와 하나머니 경품을 제공하는 ‘더(+)하기 외화예금(USD) 신규가입’ 이벤트를 시작했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수시입출금 달러 예금인 ‘수퍼플러스’를 신규 가입하면 단 하루만 예금해도 연 1.8%의 금리를 제공하고 미화 1000달러 이상 잔액을 유지하는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매월 100명에게 3만 하나머니를 증정한다.   

우리은행은 오는 31일까지 ‘우리 외화바로예금’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스타벅스 기프티콘과 국민관광상품권을 제공하는 ‘난 정말 달라(Dollar)' 이벤트를 실시한다. 우리 외화바로예금 신규 가입 고객 중 120명을 추첨해 상품을 제공한다.

씨티은행은 미 달러화 정기예금에 특별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오는 28일까지 실시한다.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해 미 달러화 정기예금에 100달러 이상을 신규자금으로 개설하면 3·6·12개월 연 2.35%의 금리를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수출 부진과 경제 성장률 둔화, 미·중무역분쟁, 중국 경기 둔화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골드바와 달러예금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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