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日 현지화' 전략, 외산게임 무덤 탈피… 애니메이션과 PC게임을 원작으로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K-GAME(한류게임)'의 일본 시장 공략이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인기작과 새로운 야심작 등을 잇따라 출시하거나 출시 계획을 발표하고 나섰다.

기존의 PC 게임을 활용해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컨셉과 테마, 장르 등을 고려한 새로운 모바일 게임을 일본 현지에 맞게 개발하고 제작해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이전부터 몸집이 크고 까다로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평가되는 ‘외산 게임의 무덤’ 일본에서의 성공이 매출 상승에 큰 영향을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모양새다.

또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콘솔’ 게임 시장과 ‘스트리밍 게임’의 시장이 본격화되기 이전에 해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확실한 ‘성공’을 이뤄야 한다는 판단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정식 출시 이미지. / 사진=넷마블 제공

최근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일곱 개의 대죄)’가 지난 4일 출시돼 현지 매출 순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9일 모바일 앱마켓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일곱 개의 대죄’가 일본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4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5위에 올랐다. 지난 13일에는 출시 10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며 출시 초반 ‘TOP 5'를 기록, 상승세를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상승세는 기존의 PC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아닌, 일본의 원작 만화 IP를 기반으로 제작돼 일본의 게임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킨 결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일곱 개의 대죄’는 원작자 스즈키 나카바의 만화를 바탕으로 한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일곱 개의 대죄’ IP를 활용해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다.

특히 ‘일곱 개의 대죄’ 는 만화책 누적 발행 부수 3000만 부를 돌파한 초대형 IP로 지난 2012년 일본 잡지 주간 소년 매거진에서 연재를 시작해, TV 애니메이션과 극장판 영화로도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일본 최고의 인기 만화다.

앞서 넷마블은 이번 ‘일곱 개의 대죄’ 출시 이전에도 일본 모바일 시장에서 호실적을 나타내는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016년 6월 자사 인기 게임인 ‘세븐나이츠’를 출시해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3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산 게임으로는 물론 일본 시장 내 외산 게임으로서도 최초였다.

또 지난 2017년 8월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은 사전 다운로드만으로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 등 양대 마켓 인기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출시 18시간 만에 실시간 순위 확인이 가능한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일본 시장에 끊임없이 부딪히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 사례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과 북미 등 글로벌 빅마켓에서 좋은 성과를 내 '한류 게임(K-GAME)'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국내 게임사, 곧 다가올 '흥행'

엔씨소프트는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을 큰 그림을 그리는 마음으로 다가가고 있다. 지난 5월 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M'을 일본에 출시했다. 흥행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과 대만에 이어 세 번째 출시 국가로 일본을 선택했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의 일본 정식 출시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리니지M' 일본 사전 예약을 시작해 정식 출시일(5월 29일)까지 183만 명이 사전 예약에 참여한 바 있다. 이후 흥행을 기대했지만 현재(자료·게볼루션) 일본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52위,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100위권 밖에 위치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서두르지 않고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PC 리니지는 일본에서 17년 넘게 서비스되며 리니지 IP에 대한 일본 이용자 인지도와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현재 일본 리니지M은 서비스 초기 단계로 안정적인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 모바일 MMORPG 장르 저변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콘텐츠 업데이트와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넥슨도 일본 시장에서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오버히트’는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일러스트와 스토리 등 현지화 콘텐츠를 기반으로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순위 7위를 기록했다.

또 넥슨레드가 개발한 ‘AxE(엑스)’는 현지 타이틀 ‘FAITH(페이스)’로 출시해 지난해 11월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3위를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성과를 기록했다. 일본 현지화 전략을 꾸준하게 이어가며 차츰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펄어비스의 모바일 게임 '검은사막 모바일'의 일본 출시 이미지. / 사진=펄어비스 제공

국내에서 ‘검은사막’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펄어비스의 일본 모바일 게임시장 내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자사 PC 게임 ‘검은사막’을 활용한 ‘검은사막 모바일’을 지난해 2월 한국에서 첫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8월 대만과 홍콩, 마카오에 이어 올해 2월 일본에 진출해 글로벌 진출에 나섰다.

특히 일본에서는 최종 사전 예약자 170만 명을 달성했고 구글과 애플 앱마켓에서도 매출 10위권에 접근해 출시 후 약 5개월이 지난 지금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조용민 펄어비스 PD는 “글로벌 서비스 1년이 지나면서 꾸준한 업데이트를 하다 보니 신뢰가 누적됐다고 생각한다”며 “아직까지 부족하지만 이용자분들이 조금씩 신뢰를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검은사막 모바일 본연의 강렬한 액션과 다양한 콘텐츠와 최고의 퀄리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국내 게임사들은 각사만의 사업 방향에 따라 지속적으로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들은 일본 현지에 맞춘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제작해야 성공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며 “기존의 PC 게임 요소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하나의 흥행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일본의 모바일 게임 시장의 변화를 꾸준하게 지켜보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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