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생활용품·음료 등 거래정지…축적된 재고분만 판매
쿠팡 로켓배송./ 쿠팡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LG생활건강과 쿠팡의 갈등이 거래중단으로 이어지면서 동종물품을 판매 중인 업체들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기업의 갈등으로 애경산업와 롯데칠성은 뜻밖의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LG생건은 지난 17일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LG생활건강의 생활용품과 자회사 코카콜라음료의 전 제품을 거래 정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은 지난 5월부터 LG생건 일부제품군 매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홈페이지에는 아직까지는 '더페이스샵'과 '비욘드', 'VDL' 등 화장품 브랜드숍을 열고 LG생활건강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 재고물량이다. 쿠팡 측은 현재 판매중인 LG생건 제품의 경우 그동안 축적된 재고물량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품들은 기존 재고물량을 소진 후 '품절'로 변경해 취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LG생건의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롯데칠성 등의 기업이 뜻밖에 호재를 누리게 됐다. 쿠팡에서 지난해 유료회원제 ‘로켓와우’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쿠팡을 통해 생활용품을 고정구매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쿠팡 로켓와우는 월 2900원에 구매 가격에 상관없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에 따라 새벽배송, 무료반품 등의 서비스도 제공받을 수 있다. 쿠팡 로켓와우 이용자 수는 6월 기준 약 250만명으로 추산된다.

매출도 지난해 4조원을 넘어섰다. 2013년(3485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매출이 12배로 뛴 셈이다. 사이트에 입점한 소규모 업체들의 판매액까지 합친 '상품 거래액'은 8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 등)의 14조원, 11번가의 9조원에 이어 온라인 쇼핑몰 업계 3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납품업체 입장에서 쿠팡은 향후 또다른 고정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거래처인 셈이다. 또 현재 이커머스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거래중단 시 당장 현재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 LG생건도 매출 감소를 우려해 쿠팡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오다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쿠팡에서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 부분의 큰 축을 담당했던 LG생건의 자리가 공석으로 바뀌면서 향후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판매채널 확보는 생산업체 매출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면서 "지난해 LG생건의 연 최대 실적 밑바탕에도 다수의 유통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던 부분이 장점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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