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H씨, 3년 전 이미 경찰에 “YG사무실 불려갔다” 진술
공익신고자 H씨, 3년 전 이미 경찰에 “YG사무실 불려갔다” 진술
  • 수원=최준석·신규대 기자
  • 승인 2019.06.1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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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당시 YG엔터로 수사확대 불발 배경 놓고 ‘검찰vs경찰’
(왼쪽부터) H씨, 비아이, 양현석. /사진=한서희, 비아이 인스타그램, 뉴시스
왼쪽부터 한서희, 비아이, 양현석. /사진=한서희, 비아이 인스타그램, 뉴시스
(왼쪽부터) H씨, 비아이, 양현석. /사진=한서희, 비아이 인스타그램, 뉴시스

[한국스포츠경제=최준석·신규대 기자] 지난 2016년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23)의 마약구매 의혹에 관한 경찰 조사 과정에 YG 측이 개입했다고 최근 공익신고한 제보자가 이러한 취지의 신고내용을 당시 경찰에서도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진술이 나왔음에도 당시 수사가 YG 측으로 확대되지 않은 이유를 두고는 검찰과 경찰이 엇갈린 입장을 내놓고 있다.

19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나원오 형사과장은 이 사건 브리핑에서 2016년 당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공익신고자 H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첨부한 2쪽짜리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피의자 H씨가 김한빈 씨에게 대마초를 전달했고 이로 인해 김씨가 YG 자체 마약검사에서 걸렸다. 이후 피의자 H씨는 YG로 불려가 소속사 일을 봐주는 사람들로부터 마약으로 검거되면 일 처리를 해줄 테니 김한빈 관련해서는 절대 말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피의자 H씨는 그러나 이 사람들을 믿을 수 없었고, 또 위협해 올 것 같아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함께 YG로 불려가기 전 YG 이승훈(그룹 위너 멤버)씨로부터 연락이 와서 불려가게 됐다는 것을 증명할 자료를 보관했고 이승훈 씨와 카톡 대화 내용을 제출했다”고 적혀 있다.

H씨는 2016년 8월 22일 경찰에 체포된 날 김씨와 마약구매에 관해 대화를 나눈 카톡 메시지를 경찰에 제출하며 이처럼 진술했다.

H씨는 그러나 같은 달 30일 이뤄진 조사에서는 “체포된 날 대마초를 한 직후여서 정신이 몽롱해서 잘못 말했다”며 “김씨와 카톡 대화를 나눈 것은 맞지만 김씨에게 마약을 건네지는 않았다”고 답해 사실상 진술을 번복했다.

보고서에 담긴 이러한 내용은 H씨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한 내용과 비슷한 것으로 당시 경찰과 검찰이 김씨의 마약구매 의혹은 물론 H씨에 대한 YG 측의 협박 혹은 회유 의혹까지 인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당시 수사는 H씨와 H씨에게 마약을 건넨 마약 판매상을 처벌하는 데 그쳤고 수사가 왜 더 나아가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과 경찰이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고 있다.

우선 검찰은 당시 경찰이 H씨를 송치하면서 첨부한 문제의 보고서를 '내사보고서'라고 표현하며 경찰이 앞으로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내사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했다는 입장이다.

수원지검 이수권 차장은 전날 “내사보고서에 김씨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당시 검찰은 경찰이 앞으로 김씨에 대해 내사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찰은 H씨를 송치하고 나흘이 지난 그해 9월 3일 김씨에 대한 내사에 착수해 이듬해 3월 내사를 종결했다.

반면 경찰은 김씨, 나아가 YG 측에 대해서도 수사하려고 했지만, 검찰이 양현석 YG 전 대표를 언급하며 사건을 빨리 송치하라고 했고 이에 사건을 송치하며 H씨의 진술이 담긴 보고서를 첨부, 검찰에 이 부분을 참고해 수사하라고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H씨 사건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H씨 송치 서류와 함께 첨부한 보고서는 수사보고서로 향후 검찰이 이런 내용을 더 수사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당시 검찰이 H씨를 통해 YG를 수사하려고 하니 빨리 사건을 넘겨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한 근거로 당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H씨 외에도 수십명을 입건했지만 다른 피의자들은 모두 10월에 송치했는데 유달리 H씨만 그해(2016) 8월에 송치한 점, 다른 피의자들은 송치 이후 주거지 관할 검찰로 이첩됐는데 H씨만 주거지가 서울임에도 이첩되지 않은 점을 들었다.

H씨 송치 이후 김씨에 관한 내사가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첩보가 생산되면 이를 바탕으로 내사가 진행되는데 첩보 생산이 H씨 사건의 검찰송치 전인 그해 8월 25일 날 이뤄졌고 일주일가량 내사에 착수할만한 사안인지 누가 내사를 진행할지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배당된 게 송치 이후”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미 사건이 송치된 이후라서 경찰은 검찰이 사건을 처리하면 그 내용을 첨부해 내사 종결하려고 했는데 김씨에 대한 검찰의 처리 결과가 확인되지 않아 H씨에 대한 검찰의 처리 결과만 첨부해 내사 종결했다”고 덧붙였다.

검찰과 경찰이 이처럼 상반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H씨로부터 공익신고를 접수한 권익위는 전날 H씨의 신고 사건을 대검찰청에 이첩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첩된 사건 내용을 검토한 뒤 직접 수사 혹은 경찰 수사 지휘 등 처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이뤄질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마약구매 의혹, 양현석 전 대표 등 YG 측의 회유·협박 의혹과 함께 2016년 수사에 문제가 있었는지까지 드러날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