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광주은행·전북은행, 1년기준 예금 중 가장 높은 금리 2.3% 제공
최근 카카오뱅크(사진 위)와 케이뱅크 예금 금리가 지방은행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케이뱅크(K뱅크)와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주춤한 사이 지방은행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광주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은 업계 최고 수준의 예금금리를 제공하며 고객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예금상품금리비교'에 따르면 국내 은행 중 12개월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광주은행 '쏠쏠한마이쿨예금'과 전북은행 'JB다이렉트예금통장'으로 이들은 연 2.3%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두 상품의 금리는 각각 6월 14일, 5월 20일 책정됐다.

그동안 예금분야에서 최고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였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고 모든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아낀 인건비 등을 수신상품 금리에 반영, 이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케이뱅크는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에 최고 연 2.50% 금리를 제공한 바 있다. 급여이체 계좌 보유, 체크카드 월 20만원 사용 등 우대조건이 걸려있긴 했지만 어려운 미션은 아니었다. '코드K 정기예금'도 주력 상품으로 업계 최고의 예금금리를 제공했으나 케이뱅크는 꾸준히 금리를 인하하면서 두 상품 모두 현재 2.10% 이율이 적용 중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마찬가지다.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1년 기준 2.35%에서 최근 2.20%로 금리를 낮췄다. 올해 초 2.50%에서 0.15%포인트씩 두차례 내리면서 지방은행에 최고 금리 상품 타이틀을 내줬다. 실제로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도 2.2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 메리트가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 유동성 위기 겪은 케이뱅크·수익성 관리 나선 카카오뱅크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이유는 있다. 먼저 케이뱅크는 주주사인 KT의 대주주 적격 심사 중단으로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불발되자 대출을 중단하는 등 유동성 위기 대응에 나섰다. 대출재원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여신여력도 저하됐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여기에 예금금리를 낮춰 예대마진을 높이는 방법을 택했다. 최근 고객수 100만명을 돌파한 케이뱅크 입장에서는 은행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뼈아픈 선택이다.

지난해까지 은산분리 규정 때문에 증자에 어려움을 겪었던 케이뱅크는 올해 1월 17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돼 혁신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한도를 34%까지로 완화하면서 케이뱅크 지분 10%(의결권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는 KT의 대주주 승격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자회사 KTF뮤직과 함께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각각 7000만원, 1억원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는 KT가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케이뱅크는 대출 중단 및 예금금리 인하라는 뼈아픈 결정을 내렸다.

케이뱅크는 보통주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환 신주 발행을 통해 일정 규모의 증자를 우선 실시한 뒤 KT의 대주주 자격 심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대규모 증자를 다시 추진하는 유상증자 분할 시행을 검토할 계획이다.

반면 962만명의 선택을 받은 카카오뱅크는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신보다 수신이 크다보니 예금 가입자에게 줘야할 이자 규모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예대율 관리 측면도 있다. 예대율이란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을 뜻하는데 국내 은행은 은행업감독규정에 의해 원화대출금이 원화예수금의 100%를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되고 있다.

당국은 2020년 1월 1일부터 자영업자를 제외한 기업대출에는 가중치 85%, 가계대출에는 가중치 115%를 적용하는 등 예대율 규제가 개편, 가계대출 공급을 억제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들은 예대율을 100% 넘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지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최근 예대율이 각각 60.6%, 63.7%로 떨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높은 금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메리트였지만 최근 예대율 관리로 여력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은) 고객수를 늘리고 싶은 지방은행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에 가입하고 싶은 게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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