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환. /사진=연합뉴스

박태환(27)이 돌연 대한체육회와 면담을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태환 측은 조영호 체육회 사무총장과 25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만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후 2시로 한 차례 미뤄졌다가 결국 무기 연기됐다. 체육회에 따르면 두 차례 연기 모두 박태환 측 요청이었다. 박태환 측은 나중에 날짜를 다시 잡아 연락하기로 했다.

이번 면담은 처음부터 박태환이 요청한 자리였다. 원래 18일 박태환과 체육회장이 만나기로 했지만 25일로 미뤄지면서 회장 대신 사무총장이 나오는 것으로 바뀌었다.

박태환은 조 총장을 만나 ‘도핑 규정 위반으로 경기단체에서 징계를 받은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할 계획이었다. 또한 체육회의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 ‘최종 결정’을 공식 인증 받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박태환이 4월 26일 이미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 신청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게 변수가 됐다. 박태환 측은 4월 30일 중지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CAS는 지난 12일 체육회에 박태환의 중재 신청 사실을 공문으로 전하며 17일까지 체육회 입장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이 문제는 이미 CAS로 넘어가 양 측이 만나 접점을 찾을 단계는 지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면담의 의미가 별로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도 박태환 측이 면담 직전 갑자기 연기를 요청한 대목은 궁금하다. 박태환의 소속사 팀지엠피 관계자는 “가족과 선수가 충분히 논의할 부분이 있어 부득이하게 연기를 요청하게 됐다. 면담이 여러 번 있는 기회가 아니니 좀 더 신중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오래 전부터 예정된 면담을 갑자기 미룰 정도로 급박한 사안이 생겼다는 말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CAS 중재 신청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CAS 중지 요청의 마감 시한이 5월 24일이었는데 이미 지났다. 이와 관련된 사안일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박동희 체육회 홍보실장은 “이후 CAS에서 체육회에 추가 입장이나 자료를 요청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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