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친근감 있는 캐릭터를 활용해 어린이 고객 유치
은행들이 귀여운 캐릭터로 어린이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아기상어~뚜루루뚜루~귀여운~뚜루루뚜루~."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노래 '핑크퐁의 상어가족' 중 첫 소절이다. 상어가족은 헐리우드까지 진출할 정도로 유명한 유아용 콘텐츠다.

콘텐츠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금융권에서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이런 유명 콘텐츠와 캐릭터를 앞세워 어린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지금은 금융자산이 거의 없지만 미래에 유망고객으로 발전할 수 있고 부모도 함께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은 친근한 캐릭터를 이용한 예금 통장이나 상품을 어린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 ‘핑크퐁과 아기상어 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아이행복통장, 우리아이행복적금, 우리아이행복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3가지로 구성된 상품은 통장에 핑크퐁과 아기상어 캐릭터가 들어가 있다.

아울러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노래와 영상으로 풀어낸 경제 생활습관 콘텐츠 ‘저축송’도 유튜브 채널에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이 출시할 '핑크퐁과 아기상어 통장' /사진=우리은행

신한은행은 캐릭터 '쏠 익스플로러스(Sol Explorers)'를 활용한 ‘쏠 플레이 적금’을 지난 19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기본금리가 연 1.9%인데 신한은행 모바일 주사위 게임을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연 0.2%p, 게임 내 코인을 모아 레벨 10 도달 시 연 0.4%p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쏠 익스플로러스는 북극성에 살고 있는 북극곰 ‘쏠’과 공룡 ‘리노’, 두더지 ‘몰리’, 여우 ‘슈’, 폥귄 ‘도·레·미’, 물개 ‘루루·라라’가 주인공이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친구와 함께 짝꿍을 맺어 게임을 하면 매월 상위 200개 팀에게 쏠 캐릭터가 적용된 보드게임인 ‘쏠루마블’을 발송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개구쟁이 스머프’ 캐릭터로 디자인한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을 지난달 선보였다. 더불어 가입하는 13세 이하 어린이에게 색칠 놀이 등이 가능한 ‘스머프BOOK’을 제공한다.

또한 공룡 캐릭터인 ‘올리’와 어미새 ‘원이’, 돼지·강아지·코끼리 등이 추가된 ‘올원프렌즈’ 캐릭터를 이용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TV광고와 메신저 이모티콘, 캐릭터 인형을 제작한다.

은행 관계자는 “미래 고객인 어린이들을 은행들이 먼저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어린이들은 계좌 개설 시 부모와 함께 동행해야 하기 때문에 부모에게도 상품을 추천할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만 14세 미만 어린이들은 예금 계좌 개설이나 인터넷뱅킹 등을 신청할 때 부모와 함께 동행해야 한다. 미성년자의 의사 무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연령 기준이 없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 법정대리인의 정보제공 동의를 의무화 하고 있는 점을 반영한 조치다.

금감원은 지난 2013년 일부 은행이 부모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유치원생에게 예금계좌를 개설해 준 것을 포착하고 각 은행에 만 14세 미만 미성년자가 예금 계좌 개설 시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구할 것을 지도한 바 있다.

한편 이 같은 시중은행들의 캐릭터 활용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견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프랜즈를 활용한 체크카드를 2017년 7월 출시하며 젊은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카카오체크카드는 출시 2년도 되지 않아 804만장 넘게 발급됐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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