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필리핀, 2012년~2018년 53명 피살…총기규제 허술·부패경찰 공모 사례도
필리핀, 부유해보이는 한인 표적…"빈민가엔 단돈 몇백만원에 청부살인"
필리핀. 여행 칼럼니스트 주영욱 씨가 지난 16일 필리핀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 픽사베이

[한국스포츠경제=조성진 기자] 여행 칼럼니스트 주영욱 씨가 지난 16일 필리핀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2012년 ~ 지난 2018년까지 총기 등으로 살해된 한국인은 모두 53명이나 된다. 2019년은 주 씨가 첫 피해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 6월 취임한 후 강력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이후 현지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처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확충하는 등의 노력으로 2017년 이후 피해사례가 많이 줄었다.

2013년 ~ 지난 2016년 까지는 매년 9∼12명이 피살됐고,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명과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에서 강력사건이 속출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허술한 총기관리가 우선 꼽힌다. 2017년 기준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총기 370만정 가운데 200만정이 불법이라는 비공식적인 통계가 있을 정도다.

또 1만명에 달하는 현지인이 사제 총을 만들어 정당 1만 페소(약 22만원)에 거래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빈곤 등으로 몇백만원만 주면 청부살인도 가능하다는 소문이 나돈다.

또 현지 경찰의 취약한 수사력도 범죄 빈발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첨단 수사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강력사건이 발생해도 신속한 범인 검거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돈이 많아 보이는 한국인은 범죄의 주요 표적이 된다.

필리핀 중부에 있는 유명관광지 세부에서 최근 3년간 한국인 관광객의 가방을 노린 전문 절도단이 기승을 부리다가 2019년 초 일당 3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일부 부패한 현지 경찰도 골칫거리다. 3년 전 한국인 사업가 지 모 씨가 현지 경찰관들에게 납치돼 살해당한 사건으로 받은 교민사회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교민 간의 갈등이나 돈 문제가 강력사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재력 과시를 삼가고 현지인이나 다른 한인과의 분쟁을 피하며 치안이 좋은 주거지를 선택할 것을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당부하고 있다.

한편 한국대사관은 특히 야간에 택시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 등을 담은 10가지 안전수칙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대사관은 해당 수칙에서 "강도를 만났을 때 저항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대사관이나 현지 경찰에 신고하라고 안내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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