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문가 "자족기능·입주 속도 조절로 신도시 매력 높여야"
검단 파라곤 견본주택 내부 전경./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2기 신도시 분양 물량이 연달아 미달사태를 겪으며 맥을 못 추고 있다. 건설사들은 중도금 무이자 또는 저렴한 분양가를 앞세워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보다 서울과 가까운 3기 신도시 입지 탓에 실수요자들에게 크게 효과가 없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2기 신도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없는 한, 수요자들의 외면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 검단과 파주 운정 등 2기 신도시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모두 미분양을 기록했다. 검단의 경우 지난달 22일 '검단 파라곤 1차' 1순위 청약 결과 총 874가구 중 65건이 접수되며 미달됐다. 그 전날 특별공급에서도 887가구 중 378가구에 13건이 접수되는데 그쳤다. 전용면적 84㎡ A형의 경우 545가구 모집에 48명이 신청했으며, 전용 84㎡ B형은 329가구 모집에 17명이 접수하는데 그쳤다.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은 3.3㎡당 분양가를 1100만원대로 앞서 분양한 단지들 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했지만,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이밖에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60% 이자 후불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검단 신도시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괜찮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운 곳이다. 지난해 10월 분양한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은 6.25 대 1,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 5.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인근의 계양과 부천 대장이 3기 신도시로 선정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3기 신도시 악재는 파주 운정으로도 옮겨 붙었다. 파주 운정에서 12년만의 동시분양에 나선 단지들이 모두 미달로 지난 21일 청약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3개 단지에서 1·2순위 청약 미달 가구 수는 총 469가구로 나타났다. 파크푸르지오가 347가구로 가장 미달 가구수가 많았으며, 그 뒤로 대방노블랜드(68가구), 중흥S-클래스(54가구) 등의 순이다. GTX 교통호재와 중도금 무이자, 입주 전 전매 가능 등 건설3사가 내세운 흥행카드도 소용없었다.

이처럼 2기신도시 물량들이 우울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서울 접근성이 보다 나은 2기 신도시 인근 지역이 3기 신도시로 선정된 탓이다. 지금 2기 신도시를 분양받기 보다는 보다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3기 신도시를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돌아섰다는 것.

전문가들은 2기 신도시 관련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현재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은 대응책으로 '자족기능 향상'과 '3기 신도시 입주 기간 연기' 등을 꼽았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위원은 "특별한 대책 없이는 청약 미달 등 현재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2기 신도시 내에서 일어날 것"이라며 "자족기능을 강화하거나, 3기 신도시 입주 기간 등을 조절해 2기 신도시의 입주 매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서울에 집중된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신도시를 개발했는데 일자리 없는 베드타운 역할만 하는 신도시라 현상황을 당분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며 "2기 신도시가 다시금 살아나기 위해선 신도시 내 일자리창출과 자족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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