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CT 사업 효율화를 위해 전환 추진
SK하이닉스 등 시장 상황에 따른 시기 조율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다시 나오면서 올해 안에 추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월 열린 CES 2019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안에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간지주사 전환 시점에 어려움을 겪으며 올해를 넘기거나 다른 방안을 찾고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사장은 지난 1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차 민관합동 5G+ 전략위원회에 참석해 중간지주사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성장회사와 정체 회사 간 기업가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방법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사장은 “SK텔레콤의 비즈니스가 다양한데, 각각 성장하기 위해 한 회사의 자회사 구조로 있는 것을 바꾸기 위해 시장 전문가들과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간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투자회사로 남고, 무선사업부(MNO) 등의 사업회사는 물적분할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왔다. SK투자회사가 중간지주회사가 되면, SK텔레콤 사업회사는 SK하이닉스 등 다른 회사들과 동일한 위치에서 통신서비스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또한 SK텔레콤이 강조해 오던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해 갖는 이점을 활용할 수도 있다. 지주회사는 정부 규제가 적어 콘텐츠, 플랫폼 등 미래 성장사업 M&A(인수합병)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여기에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사업 확장에 있어서도 중간지주사는 필요하다. (주)SK의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M&A를 진행하기 위해선 증손자회사의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회사를 확대시키기 위해선 중간지주사 전환을 통한 자회사로 거듭나야 한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이 당장 중간지주사 전환에 나서기 힘든 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M&A사업이 많다는 점과 SK하이닉스의 지분확보, 실적 불확실성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은 공정거래위원회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푹+옥수수' 통합법인에 900억원대 자금지원을 예고했고,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이 성사되면 추후 사업 안정화를 위해 자본을 투자해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이 곧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회사 규제가 기존 20%에서 3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을 20%만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1일 SK하이닉스의 장 마감 거래가격은 6만5900원으로 10%(7280만237주)이상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선 약 4조7975억원이 필요하다.

그나마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지면서 올해 초 만해도 5조원을 넘어선 금액보다는 줄어든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미·중 무역갈등으로 반도체 메모리의 시장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로 당장 M&A같은 투자를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화웨이에 대한 제재 등 최근의 여러 이슈들은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역풍이 될 것”이라며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SK하이닉스의 내년 실적 개선 폭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중간지주사 전환은 그전과 변함없이 추진될 예정이다”며 “다만 주주, 투자자, 산업 측면에서 적절한 시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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