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의 기적’ 강원-포항, 8년 전 EPL 뉴캐슬-아스날과 평행이론?
‘송암의 기적’ 강원-포항, 8년 전 EPL 뉴캐슬-아스날과 평행이론?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6.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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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23일 홈에서 포항에 5-4 역전승
0-4 → 5-4로 바꾼 기적적인 결과
외신도 강원-포항 경기에 매료
강원FC 선수들이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정조국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FC 선수들이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정조국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K리그1 강원FC가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거둔 5-4 역전승, 이른바 ‘송암의 기적’은 한국 프로축구 역사에 남을 기념비적인 경기였다. 0-4로 지고 있던 팀이 5골을 넣어 뒤집은 사례는 이 땅에 프로축구가 뿌리 내린 지 36년이 지나도록 유례가 없다.

강원의 기적 같은 승리는 숱한 화제를 뿌렸다. 국내 언론을 강타했고,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해외 언론까지 강원발(發) 쇼크에 매료됐다. 강원의 대 역전극은 8년 전 잉글랜드 프로축구 무대에서 벌어진 한 편의 드라마와 평행이론을 보여 또다시 주목받는다. 유일한 차이는 결과다.

강원은 이날 2019 하나원큐 K리그1 17라운드 포항 홈 경기에서 전반전 2골, 후반전 시작 11분 만에 또다시 2골을 내줘 0-4로 끌려갔다. 후반 26분 조재완(24)이 첫 번째 득점을 터트리면서 반전의 서막을 알렸다. 후반 33분 발렌티노스 시엘리스(29)의 추격골에 이어 조재완이 후반 추가시간 2골을 더 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하면서 4-4 동점이 됐다.

강원 조재완이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2019 하나원큐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팀 네 번째 득점이자 자신의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4분의 추가시간이 모두 다 끝난 상황. 강원이 마지막 공격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골대를 향해 올린 조재완의 크로스를 정조국(34)이 헤더로 연결해 결승골을 기록했다. 공식 득점 기록은 후반 50분. 추가시간 속의 추가시간까지 주어진 혈투는 홈 팀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강원 덕분에 추억 속에서 소환된 팀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소속 뉴캐슬 유나이티드다. 기성용(30)의 소속팀이기도 한 뉴캐슬은 2011년 2월 6일 세인트제임스 파크로 아스널 FC를 불러들여 치른 2010-2011시즌 프리머이리그 홈 경기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전반전에만 4골을 내줘 사실상 패색이 드리웠지만, 후반전에 반격을 시작했다.

악동 조이 바튼이 후반 23분 페널티킥에 성공해 1골 만회하더니, 후반 36분 레온 베스트가 팀 두 번째 득점을 터뜨려 아스널과 간격을 두 골 차로 좁혔다. 후반 38분 바튼이 또다시 페널티킥을 차 넣은 데 이어 체이크 티오테가 후반 42분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이대로 경기가 마무리되면서 믿을 수 없는 4-4 무승부 드라마가 탄생했다.

강원의 포항전 승리는 뉴캐슬의 아스날전 무승부와 여러모로 닮았다. 홈 팀이 원정 팀 공세에 시달리며 4골 차로 밀렸고, 비슷한 시간대에 첫 골이자 만회골이 나왔다.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든 것까지 유사하다. 강원이 뉴캐슬보다 1골 더 넣어 무승부를 승리로 바꾼 것만 빼면 닮은 구석이 많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1차전 대패한 팀이 2차전에서 열세를 뒤집은 경우는 있어도, 한 경기에서 한 팀이 4골 차를 극복하고 승리한 경우는 전 세계 축구사 통틀어도 드물다. 그만큼 강원의 역전승이 던진 화두는 뜨거웠다.

잉글랜드 스포츠 매체 ‘SPORTbible’은 강원의 역전승 소식을 다루며 “김병수 강원 감독은 하프타임에 알렉스 퍼거슨 경의 헤어 드라이어를 빌렸음에 틀림없다”라고 보도했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재임 시절 전반전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헤어 드라이어를 선수들에게 던져 기강을 잡았다는 소문을 활용한 재치 있는 설명이다.

다른 매체 ‘GiveMeSport’도 “리버풀 FC와 토트넘 홋스퍼가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거둔 역전승이 기억에 오래 남겠지만, K리그1 강원은 축구 역사상 가장 말도 안 되는 결과를 만들어냈을지도 모른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8년 전 뉴캐슬의 아스날전 무승부 경기를 추억했다. “강원의 기적 같은 노력에 가까운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경기는 뉴캐슬과 아스날의 4-4 무승부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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