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 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악성 게시물로 인한 스타들의 피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에 스타를 관리하는 소속사는 법적 대응이라는 강력한 응징에 나섰고, 스타들 역시 직접 고통을 호소하며 악플러에 맞서기 시작했다. 방송가에서는 악플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까지 나왔다. 스타들이 직접 본인에게 달린 악성 게시글을 낭독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소속사 뿐 아니라 방송가에서도 올바른 댓글 문화를 이룩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과연 이를 통해 악플 문화가 근절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TBC2 '악플의 밤' 설리
가수 겸 배우 설리는 지난 21일 첫 방송된 JTBC2 '악플의 밤'에 출연해 본인에게 달린 악성 댓글을 대면했다. 그를 향한 대부분의 악플은 '속옷 미착용'에 대한 말들이었다. '기승전 노브라', '설XX', '관종' 등 입에 담기 힘든 댓글이 많았다. 이러한 말들을 마주한 설리는 진지한 마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설리는 "브래지어 자체가 건강에 좋지 않다. 와이어가 소화불량에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속옷을 입고 안 입고는 개인의 자유"라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어 '악플의 밤' 녹화 당일에도 속옷을 입지 않았다며 많은 분들이 노브라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특히 설리는 과거 악플러를 고소한 사례를 밝히기도 했는데, 신고해보니 악플러가 '유명 명문대생'이었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설리 말에 따르면 이 명문대생은 본인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악성 게시글을 올렸다. 합당한 근거가 있는 비판이 아닌 네티즌의 분풀이용의 맥락 없는 비방도 감수해야 하는 걸까. '악플의 밤' 제작진은 "연예인들에게 악플은 숙명과 같은 과제다. 프로그램을 통해 댓글 매너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태연 / 임민환 기자

■ '법적 대응'나선 연예인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악성 게시글 수위에 소속사와 연예인들은 직접 칼을 빼 들었다. 소속사 나무엑터스는 지난 19일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소속 배우를 향한 악의적인 비방 및 인신공격 등에 대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온라인상에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명백한 사이버 범죄라며 이미 고소를 통해 악성 네티즌에 벌금형 및 실형을 내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기사 댓글란 등을 집중 모니터링할 것을 밝히며 범법 행위가 발견될 시 즉각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배우 이민호도 악플러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소속사 MYM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 모니터링 및 팬들 제보를 통해 모은 자료를 서울중앙지검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에 따른 명예훼손죄 및 형벌 311조에 따른 모욕죄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알렸다. 향후 어떠한 선처나 합의 없이 정당한 대가를 치를 수 있도록 엄정 대응 할 의사를 확실히 했다.

특히 소속사들은 악성 게시글로 인해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봐 온 팬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상처가 크다며 피해가 극심하다고 설명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최근 악성 네티즌의 인신공격성 악플들이 도를 넘어섰다"며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러 법적 대응이 불가피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구하라 인스타그램

■ 스타들의 우울증 고백
가수 태연과 구하라는 악플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직접 호소했다. 태연은 지난 17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우울증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조울증이냐'라는 네티즌의 비아냥 거림에 "우울증으로 고생 중이다. 조울증이든 우울증이든 아니꼽게 보지 말아 달라. 다 아픈 환자들이다"라고 정면대응 했다. 태연은 앞서 지난달에는 악플러의 아이디와 악플 내용을 캡쳐해 올리며 공개처형하기도. 일부 네티즌의 도 넘은 악의적 비방과 모욕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음을 전했다.

'데이트 폭력 사건'과 '안검하수 수술 후 성형설' 등으로 네티즌의 입에 오르내린 구하라도 악플로 인한 우울증을 고백했다. 구하라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연예인은 사생활 하나하나를 다 조심해야 한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말 못 하는 고통을 앓고 있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표현의 자유다. 하지만 악플을 달기 전 나는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볼 수 없을까"라며 앞으로 악성 댓글에 강경 대응할 것을 직접 알렸다.

연예인들은 직업 특성상 모든 일상이 대중에 노출되는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도 쉽게 얻을 수밖에 없다. 박진희가 지난 2009년 연세대 사회복지학 석사 논문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기자 중 '38.9%'는 우울증에 시달리며 '40%'가 자살을 생각한 경험이 있다. 원인으로는 사생활 노출과 악성 댓글, 불안정한 수입,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있다. 그 정도로 악플은 정신 건강에 위협적이다. 특히 최근 SNS의 활성화로 팬들과의 직접 소통이 가능해진 만큼 스타들은 인신공격성 비방 및 성희롱 등의 악성 댓글을 소속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듣고 있다. 단순히 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근거 없는 험담과 모욕적인 악성 댓글을 다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심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스타를 향한 무분별한 악성 게시글에 경각심을 높여야 할 때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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