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존 담석용해제 MTBE 보다 용해력 우수한 MMP
콜레스테롤 담석 1.34배·색소성 담석 1.75배 높은 효과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김세준 교수팀, 한국화학연구원 공동 연구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국내 연구진이 담낭에 생기는 돌 ‘담석’을 녹이는 새로운 담석용해제인 메톡시메틸피리딘(2-methoxy-6-methylpyridine, MMP)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김세준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김세준 교수팀과 한국화학연구원 정관령 교수 공동연구팀이 MMP를 기존의 용해제인 메틸삼차부틸에테르(methyl-tertiary butyl ether, MTBE)와 용해 효과를 비교 실험한 결과, 콜레스테롤 담석은 1.34배, 색소성 담석은 1.75배가 높은 담석 용해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담석용해력이 월등한 새로운 물질이 개발됨으로써 담석용해제만으로 수술 없이 담석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간에서는 담즙이라는 소화물질이 만들어지는데, 담즙이 흘러내려가는 길을 담도계라고 한다. 이곳에 생긴 결석이 담석이다. 담도계는 담낭, 담관, 간내담관이 있는데 담석은 이중 어디에도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담낭에 생기는 담석이 가장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수는 2014년 12만9226명에서 2018년 19만2551명으로 4년새 49%가 늘었다.

대개 담석증은 증상이 없고 초음파 검사나 복부CT 검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무증상 담석이라도 한 번 문제가 생기면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은 대개 담낭이 위치한 오른쪽 윗배 부분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이다. 오른쪽 윗배가 쥐어짜듯이 아프다가 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가라앉곤 하는데 위경련으로 착각하기 쉽다. 이런 통증 외에도 소화불량이나 더부룩한 증상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담석증 치료는 증상이 없는 경우 경과를 관찰하지만, 증상이 있는 담석증은 담낭절제술을 시행한다. MTBE라는 담석용해제가 개발돼 있지만 끓는점이 55도라 인체 내에서 기화돼 구역, 구토와 복통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문제점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담낭에 직접 도관을 삽입해 MTBE라는 약물을 주입하는데 수술을 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그런 환자 중 콜레스테롤 담석인 경우에만 시행됐다.

연구팀은 담낭절제술 후 채취한 담석을 이용해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분류하고, 두 가지 용해제의 효과를 측정했다. 시험관 실험에서는 MMP 용해도가 콜레스테롤 담석 88.2%, 색소성 담석 50.8%로 나타났으며, MTBE 용해도는 각각 65.7%, 29%로 나타났다.

생체 내 효과를 보기 위해 햄스터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MMP 용해도가 콜레스테롤 담석 59%, 색소성 담석 54.3%였으며, MTBE 용해도는 각각 50%, 32%로, MMP 용해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특히 색소성 담석 용해 효과가 높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새로운 용해제 MMP는 끓는점이 156도이고 MTBE 보다 독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낮은 휘발성을 지니고 있어 기존 용해제에 비해 부작용을 크게 낮추고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담석증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 질환이나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고령, 간질환, 비만, 당뇨, 약물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측된다. 담석은 화학적 구성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눈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담즙에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을 때 생기고, 색소성 담석은 만성 간질환이나 세균 감염 등이 원인이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색소성 담석증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데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증상이 있는 담석증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되어 있다.

김세준 교수는 “작은 담석으로 인한 통증에도 담낭 전체를 절제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싶어 연구를 시작했다”며, “향후 연구를 지속해 환자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담석용해제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중개의학저널(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6월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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