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신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IB부문 성과 올려
중소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등 IB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증권사들이 IB(기업금융)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 증권사들도 독자적인 경쟁력을 발휘하며 살길을 모색 중이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의 경우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등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 SK증권 등 중소 증권사들은 IPO와 회사채 발행 등 IB부문에서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렸다.

먼저 IPO 분야에서 성과를 낸 건 대신증권과 DB금융투자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31일 기준 IPO 주관 실적 1818억원을 기록하면서 올해 같은 기간 증권사들 중 두 번째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대신증권은 올 상반기 전지재료회사 에코프로비엠과 바이오기업 이노테라피의 IPO를 주관했다. 주관 건수는 2건에 불과하지만 코스닥 상장사 에코프로비엠의 공모총액이 1728억원에 달하면서 대형 증권사가 아님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IPO시장의 대형사 쏠림 현상이 만연해 있음에도 거둔 성과라 의미가 크다”라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속 있는 IPO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성장성 상장특례제도를 활용해 두각을 나타냈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약학 및 의학 연구개발 기업 셀리버리의 상장을 주관하며 국내 최초로 성장성 특례상장 주관에 성공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제도는 주관사 재량으로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해 상장을 추천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주관사의 추천만으로 적자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증권사의 ‘풋백옵션(환매청구권)’을 6개월로 설정한다. 기업의 주가가 상장 후 부진하면 상장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투자자의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상장 주관사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하지만 셀리버리는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2만5000원으로 확정되며 구간 최상단에 연착륙했다. 풋백옵션 기간의 압박이 큰 상황이었지만 DB금융투자의 역량이 돋보였다.

DB금융투자는 올해 안으로 바이오기업 라파스를 해당 제도를 이용해 상장시킬 계획이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지만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증권은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발행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며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SK증권의 1분기 회사채 발행 실적은 3조3020억원이다. SK그룹 계열 분리로 거래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SK증권이 SK그룹에 속해 있을 땐 당국의 규제로 계열사 채권 발행에 인수단으로만 참여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사모투자펀드(PEF) J&W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SK증권은 올 상반기 SK케미칼, SK실트론, SKC, SK네트웍스, SK머티리얼즈,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 회사채 발행 주관을 잇달아 담당했다.

SK증권 관계자는 “악재라고 생각했던 일이 오히려 호재였다”며 “향후 회사채 발행 뿐만 아니라 IPO, 인수합병(M&A) 등 전반적인 SK그룹 계열사 거래에 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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