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협상’ 박항서, 2년간 베트남에서 이룩한 업적은?
‘재계약 협상’ 박항서, 2년간 베트남에서 이룩한 업적은?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6.2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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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축구협회로부터
연장 계약 제안 받아
현 계약은 2020년 1월까지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베트남축구협회로부터 연장 계약 제안을 받았다. 박 감독의 계약은 2020년 1월부로 끝났다. 만료까지 5개월도 남지 않아 베트남축구협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VnExpress’ ‘더 타오 24’ 등 현지 언론에서 박 감독 측이 재계약 조건으로 연봉 200만 달러(약 23억 1200만 원)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재임 기간 베트남 축구의 체질을 바꾸고 역사를 쓴 박 감독에게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언론도 박 감독 재계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만큼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이룩한 업적은 대단했다.

‘박항서 매직’의 시작은 2018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7년 10월 공석이던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동시에 잡은 박 감독은 3개월 뒤 중국 창저우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박 감독 체제 하 베트남은 한국, 호주, 시리아와 한 조에 속해 최약체로 분류됐지만, 1승 1무 1패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이라크를 승부차기로 꺾더니 4강에서 카타르를 또다시 승부차기 혈전 끝에 넘으며 베트남 축구 사상 최초의 AFC 주관 대회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후반까지 1-1로 접전을 펼치며 끝까지 선전했지만, 종료 1분을 남겨두고 통한의 역전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U-23 대표팀의 준우승은 박 감독을 향한 베트남 국민의 열정적인 지지의 서막을 알린 대사건이다.

박 감독의 베트남은 이후로도 승승장구했다. 2018 AFC 챔피언십과 마찬가지로 U-23 대표팀이 출전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네팔, 일본, 파키스탄과 한 조에 속해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강전서 바레인을 격파한 뒤 8강서 시리아와 만나 연장 혈투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1월 2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에서 박항서 베트남 A대표팀 감독이 판 반둑에게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1월 2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 막툼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베트남과 일본의 8강전에서 박항서(가운데) 베트남 A대표팀 감독이 판 반둑에게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게임 축구 사상 최초의 4강 진출을 달성했다. 4강에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에 1-3으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하지만 아시아 축구 강팀과 싸워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발휘하며 다시 한번 베트남 전역을 뒤흔들었다. 베트남은 아랍에미리트와 3, 4위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대회를 4위로 마감했다.

박 감독과 베트남이 거둔 최고의 영광은 단연코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이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린 이 대회에서 2008년을 끝으로 정상과 인연이 없던 베트남에 10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품아 안았다. 라오스, 말레이시아를 연파하고 미얀마와 비긴 뒤 캄보디아를 꺾으면서 곧바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필리핀과 준결승전에서 홈, 원정 2연전을 모두 2-1 승리로 장식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1차전 원정에서 말레이시아와 2-2로 비긴 베트남은 2차전 홈 경기를 1-0 승리로 마무리 지으며 대망의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동남아시아 축구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박항서 감독은 올해 1월에도 베트남 A대표팀을 이끌고 2019 AFC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 2패 조 3위로 탈락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앞서 다른 조 3위 팀을 뿌리치고 와일드카드로 토너먼트 막차를 탔다. 16강에서 요르단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8강에 올랐으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을 넘지 못했다. 0-1로 패해 아시안컵 여정을 8강에서 마감했다. 8강 진출 역시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초의 기록으로 남았다.

1년 8개월간 숨가쁘게 달린 박항서호는 최근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 이달 5일부터 8일까지 태국에서 열린 2019 킹스컵에 참가했다. 태국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초청팀 퀴라소에 승부차기로 패해 준우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