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유정 사건' 초동 수사한 경찰관 5명, 해명 글 올려
"현장 검증은 고유정 '조리돌림' 걱정돼 안 한 것"
고유정 사건. 25일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 사건' 초동 수사를 담당한 경찰관 5명은 지난 20일 경찰 내부망에 부실 수사 논란과 관련한 해명 글을 게시했다. /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조재천 기자] 이른바 ‘고유정 사건’의 초동 수사를 담당한 제주 동부경찰서 경찰관 5명이 부실 수사 논란과 관련해 경찰 내부망에 해명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제주 동부경찰서 경찰관 5명은 지난 20일 경찰 내부 통신망에 ‘제주 전남편 살인 사건 수사 관련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과 관련해 일부 왜곡된 언론 보도로 경찰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부실 수사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초동 수사에 나선 경찰관 5명은 고유정이 현장 검증을 실시하지 않은 이유도 설명했다. 앞서 제주 동부경찰서는 고유정이 살인 혐의 등을 인정한 다음 날인 지난 7일 현장 검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의자가 범행 동기에 대해 허위 진술로 일관하고 있었고, 굳이 현장 검증을 하지 않더라도 범죄 입증에 필요한 DNA, 폐쇄 회로(CC) TV 영상 등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었다”며 “현장 검증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의 현장 검증은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일 뿐이라는 제주 동부경찰서 박기남 서장의 결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찰의 해명은 또다시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누리꾼들은 “현장 검증이라는 정상적 수사 절차를 ‘야만적인 현대판 조리돌림’이라고 표현하면서까지 피의자를 보호하려는 이유가 뭐냐”,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진 살인 사건에 현장 검증도 없는 수사가 수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리돌림’이란 과거 마을 규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사람을 벌하기 위해 끌고 돌아다니면서 망신시키는 것으로 소극적 사회 제재의 한 방식이었다.

조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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