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해 전체 사용 금액의 약 20%만 현금 지불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폐와 동전 사용이 급감했다.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간편결제로 인해 지폐와 동전이 설자리를 잃으면서 '현금 없는 사회'가 성큼 다가왔다. 패션을 해치는 두툼한 지갑 대신 카드 수납이 가능한 스마트폰 케이스가 대세인 시대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 경제주체별 현금 사용 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당 평균 거래용 현금 보유 규모는 7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 사용된 금액 전체의 약 20%만이 현금이었다. 그만큼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이 활발해졌다는 방증이다.

금융감독원이 조사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현황'에 의하면 작년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 수는 약 1억 7000만명(복수 가입)이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건수는 23억 8000만건에 달했다. 결제 이용액만 80조원으로 이용건수와 금액 모두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지난 2009년 5만원권이 발행되면서 지폐 발행량 자체가 크게 줄었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2009년 연간 지폐제조량은 10억장이었으나 지난해 6억장으로 크게 감소했다.

◆ 세계적인 '현금 없는 사회' 추세

'현금 없는 사회'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에서 최초로 지폐를 발행한 나라 스웨덴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에서 가장 빨리 '현금 없는 사회'가 될 전망이다.

2013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한 은행에 침입한 강도가 보유한 현금이 없어 빈손으로 돌아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미 2007년부터 스톡홀름에서는 대중교통을 현금 대신 미리 충전된 교통카드만 이용하게 했고 교회 헌금도 모바일 앱으로 결제하고 있다. 스웨덴 정부는 2030년이면 완벽한 '현금 없는 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구 대국 중국은 QR코드 결제가 보편화돼 노점상에서도 '알리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으며 길거리 거지들도 QR코드를 부착한 키트를 내걸고 구걸한다.

국내에서는 스타벅스코리아가 전국 759곳의 매장에서 현금을 받지 않고 있다. 일명 '현금 없는 매장'인데 스타벅스 카드 충전 등 현금 외 결제 수단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 현금 없는 사회의 효과

스마트폰 보급률 및 사용률이 세계에서 1위인 한국은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를 연동해 결제 정보를 스마트폰 앱에 등록하고 ▲지문인식 ▲홍채인식 ▲안면인식 ▲간편 비밀번호 ▲QR코드 ▲바코드 ▲NFC(스마트폰을 기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통신 기술) 등 간편결제 시스템이 대세다.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SSG페이, L페이 등 다양한 간편결제 서비스들도 활성화 돼 있다.

'현금 없는 사회'가 되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화폐 발행 및 수거, 폐기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매년 새 동전을 만드는 비용만 600여억원이다.

또 금융거래의 투명성으로 인해 탈세 등 지하경제가 축소된다. 금융기관의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핀테크 산업이 성숙해지면 현금 없는 경제로의 이행은 전기자동차처럼 거의 모든 나라들이 경험하게 될 공통의 변화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1855년부터 지금까지 지폐 없는 경제성장을 생각할 수 없었듯 앞으로는 지폐 있는 경제 성장을 점점 더 생각하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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