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102세 할아버지의 고관절 골절로 인공 관절을 시행했다. 27년 의사 생활 중 100세 넘는 환자의 고관절 수술은 4번째다. 지나친 고령으로 인한 부담감으로 수술 전날부터 심하게 긴장하였고 수술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하여 숨쉬는 것도 잊고 수술을 마쳤다. 우려와 달리 수술은 잘 끝냈고 2주가 지난 오늘까지 환자는 안정적이다. 고관절 골절은 65세 이상 노년층이 병원에 입원하게 만드는 원인 질환 중 폐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관절 골절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고관절 골절은 7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고관절골절 환자 질병통계를 보면 지난 2009년 13만6,840명이던 고관절골절 환자는 2013년 15만9,511명으로 5년간 2만2,671명(17%)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80세 이상 환자는 2009년 2만1,850명에서 2013년 3만1,966명으로 1만116명(46%) 증가했고, 80세 이상 환자의 증가분은 전체 환자 증가분의 45%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고령 환자에 대한 의료의 필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662만4,000명으로 전체의 13.1%를 기록했고 2026년이면 20.8%로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게 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10년 81.2세, 2020 년 87.4세, 2030 년 90.8 세로 추정되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1971년에 출생한 남성의 경우 47.3% 이상이 94세까지 살고, 같은 해에 태어난 여자의 경우 48.9% 이상이 96세 이상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평균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 도입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질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건강수명은 기대수명과 여전히 10년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곧 앞으로 고령 환자에 대한 의료가 더욱 많이 필요하고 고령의 환자의 신체적 특성에 맞춘 의료의 특화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령 환자의 내부 장기가 지닌 신체적 위험과 특성, 그리고 정신적 불안 등의 치료에 대하여 더 많은 연구와 그에 맞는 적합한 치료 기술과 관리 방안의 개발이 중요한 관건이 되고 있다. 고령 환자에서는 수술 및 마취의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므로 고령 수술의 핵심은 수술 시간의 단축이다. 또 수술 전후 합병증 방지를 위한 집중적인 관리에 성패가 달렸다.

마지막으로 고령 환자에 대한 성공적 치료의 핵심은 조기 움직임을 통한 신체 기능의 조기 회복을 위한 노력이다. 조기 운동과 활동을 통해 신체의 기능을 빠르게 안정화 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고령의 환자에게 정신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세심하고 전문적인 종합적 의료를 시행함으로써 오늘날 필요한 고령의 환자를 무사히 치료 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병원에서 평균 한 달에 10례 이상의 80세 이상 고령 환자들에 대한 인공관절과 골절 수술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달 양측 무릎 인공관절 수술 이후 현재 잘 걸어서 외래 방문하고 계시는 87세 할머니의 사례를 보며 이제 80세 이상의 고령 환자뿐만 아니라 90세, 10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들에 대한 수술적 치료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음을 새삼 알 수 있다.

2030년 90.8세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앞으로 초고령 환자들에 대한 위와 같은 치료 지침과 치료 매뉴얼의 학술적 확립 노력이 먼 훗날의 과제가 아니라 당장 오늘의 과제임을 느끼게 된다.

한국스포츠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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