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엑스칼리버’ 김준수가 아더 왕에 스며드는 법
[리뷰] ‘엑스칼리버’ 김준수가 아더 왕에 스며드는 법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6.28 06:55
  • 수정 2019-06-28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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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새로운 아더왕의 탄생이다. 김준수는 뮤지컬 ‘엑스칼리버’를 통해 전설의 왕 아더로 분했다. 한 층 더 업그레이드 된 흡인력 강한 연기로 2시간 30분 동안 한 시도 지루하지 않게 물들인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 중인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 왕의 전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평범한 한 사람이 빛나는 제왕이 되는 여정을 보여준다.

김준수는 카이, 도겸과 함께 아더를 맡았다. 자신이 왕인 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아더는 멀린(손준호)을 만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자신이 우더왕의 사생아임을 알게 된 아더는 처음에는 운명을 거부하지만 결국 받아들인다. 아더는 누구도 뽑지 못했던 검 엑스칼리버를 손에 넣고 왕좌에 오른다. 현명한 여성 기네비어(김소향)를 만나 왕비로 맞이한다. 하지만 행복한 날도 잠시 이복누나 모르가나(장은아)의 음모로 양아버지를 잃고 절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충신 랜슬럿(엄기준)과 기네비어는 사랑에 빠진다.

운명의 장난 속에서도 아더는 색슨족을 물리치고 백성을 지켜야 한다. ‘엑스칼리버’는 온갖 시련과 역경에 부딪힌 아더가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리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 과정에서 김준수의 열연이 단연 돋보인다. 아더의 감정 변화를 표정 하나하나 살아 있는 연기로 표현하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화려한 액션신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극을 이끈다.

다른 배우들과 케미스트리도 좋다. 엄기준, 손준호, 김소향, 장은아 등과 흠 잡을 데 없는 호흡을 과시한다. 무엇보다 다소 변덕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아더 왕의 감정 변화를 촘촘한 연기로 표현하며 흠을 메우며 주인공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엑스칼리버’는 후반부로 갈수록 휘몰아치는 전개를 띤다. 대규모 전투를 감행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아더의 고뇌와 아픔이 절정을 이룬다. 김준수는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세심한 표현력으로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모습을 보여준다. 내공이 묻어나는 무대 장악력은 덤이다. 특히 극의 마지막 엑스칼리버를 뽑은 바위에 올라 진정한 왕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와 기품에 찬 모습으로 깊은 잔상을 남긴다.

‘엑스칼리버’는 오는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사진=EMK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