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림픽과 함께 뛰는 기업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맨 오른쪽)이 2012년 런던올릭픽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기보배(오른쪽에서 3번째) 등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인의 스포츠 대축제 201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오는 8월 막을 올린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을 달성해 국민들에게 감동과 환희를 안겨주겠다는 각오다.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배경에는 경제계의 후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올림픽 도전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한 기업들이 있다. 특히 기업 오너들의 스포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한국 체육이 세계 속에 우뚝 자리잡은 데 결정적인 힘이 돼주었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도 이들 기업의 스포츠 사랑은 대표팀 선수들의 국위선양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한국스포츠경제는 리우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스포츠산업의 미래가치 창출에 앞장서며 올림픽과 함께 뛰는 기업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한국 양궁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부터 시작된 양궁 사랑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부회장까지 3대에 걸쳐 30년 넘게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 자리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1985년에서 97년까지 대한양궁협회장을 역임한 정몽구 회장은 97년부터 지금까지 대한양궁협회 명예회장직을 맡으면서 양궁 인구의 저변 확대와 우수 인재 발굴, 첨단 장비 개발까지 400억원에 가까운 투자와 열정을 쏟았다. 이어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 바통을 이어받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현대가의 관심과 투자로 한국 양궁은 1984년 LA 올림픽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총 19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효자 종목이 됐다.

현대가와 양궁의 인연은 정주영 창업주가 1982년 대한체육회장을 맡으면서 시작됐다. 정 창업주는 한국 양궁의 발전 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단체장을 맡았다. 한국 양궁은 78년 처음 나간 국제대회 태국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여고생 궁사 김진호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3년 대한체육회는 국궁과 양궁의 분리를 결정했고, 그 해 초대 대한양궁협회장에 정 창업주의 6남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취임했다.

그리고 85년 2대 회장에 정몽구 회장이 선임됐다. 84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이었던 정몽구 회장은 미국 LA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을 본 뒤 곧바로 양궁 육성을 결심했다. 정 회장은 현대정공에 여자 양궁단을 창단하고, 현대제철에 남자 양궁단을 창단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양궁 사랑을 이어받은 정의선 부회장 역시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 수장직을 맡아 한국 양궁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의 무대 올림픽을 앞두고는 대표팀 선수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선수들의 피로를 감안해 양궁장에서 1시간 걸리는 선수촌이 아닌 인근의 특급 호텔을 예약해 선수들이 숙박하도록 했다. 또 매끼 한국 식당에서 1개당 7만원에 달하는 도시락을 주문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는 서울 태릉선수촌 양궁장 주변을 올림픽 경기장 사진이 인쇄된 대형 천으로 둘렀다. 현지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 기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썼다. 정몽구 회장은 스포츠 과학이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 현대정공을 통해 레이저를 활용한 조준기가 부착된 훈련용 활을 제작하도록 했다. 또 통계에 입각해 선수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산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썼다. 실전과 동일한 조건에서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법 역시 경기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정몽구 회장은 고도의 정신집중이 필요한 양궁의 특성을 간파하고 심리전담 컨설턴트를 배치해 훈련에 활용하도록 적극 권장하기도 했다. 정의선 부회장도 양궁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한 꿈나무 육성 지원 사업과 기술 연구, 스포츠 과학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한국 양궁이 세계 정상을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을 통한 스포츠 외교에도 힘을 쏟았다. 정몽구 회장이 1989년부터 12년간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역임했고, 정의선 부회장 역시 현재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 양궁은 경기력은 물론 외교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현대차그룹의 든든한 지원 속에 한국 양궁은 오는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9회 연속 금메달 획득은 물론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쓰는 전관왕을 노린다. 문형철 총감독이 이끄는 양궁 대표팀 선수(남자 김우진 구본찬 이승윤, 여자 장혜진 기보배 최미선) 6명은 태릉선수촌에서 하루 500발 이상의 화살을 쏘는 강훈련을 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오전 훈련, 오후 2∼6시 오후 훈련을 한다. 저녁 식사 후 오후 7시부터는 자율 훈련이지만 선수들은 다 나와 또 활을 쏜다. 대표팀은 6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양궁 월드컵 3차 대회에 출전하고, 7월 말 결전지 리우데자네이루로 떠난다. 앞서 대표팀은 1월 브라질 현지에서 한 차례 전지훈련을 했다.

◇월드컵 등 세계적 대회 후원... 스포츠 마케팅 선도

현대차그룹은 양궁뿐 아니라 구기 스포츠를 중심으로 구단을 운영하며 국내 프로스포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전북 현대와 현대제철 레드엔젤스(이상 축구), KIA타이거즈(야구), 울산 모비스(남자농구), 현대캐피탈(남자배구), 현대건설(여자배구) 등 총 4개 종목에서 6개의 구단을 운영 중이다.

이들 팀들은 각각 속해 있는 프로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전주, 광주, 울산, 천안 등 지방에 연고를 두고 연중 다양한 이벤트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스포츠의 전국적인 균형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IA 타이거즈는 선수들의 경기 기록에 따라 선수 본인은 물론 기아차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설정한 기부금을 적립해 기부하는 '타이거즈 러브펀드'라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친다. 울산 모비스는 다문화가정 자녀 등 소외계층 아동 중 농구에 소질이 있는 아이들에게 체계화된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농구교실을 열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후원사로 국가대표팀 후원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가 월드컵 등 세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국가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한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차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뜨거운 마케팅을 전개하고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박차를 가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스포츠 마케팅 중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후원도 꼽힌다. 기아차는 2002년부터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의 메이저 스폰서로 활동하며 전세계 테니스 팬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왔다.

아울러 현대차는 2011년부터 국제 크리켓 협회(ICC)의 공식 후원사로 주요 대회마다 공식차량 제공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크리켓 월드컵은 110여 개국에 중계돼 연인원 20억 명 이상이 시청하고, 축구 월드컵, 올림픽, 럭비 월드컵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대회로 꼽히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현대차는 크리켓 월드컵과 19세 이하 크리켓 월드컵, 크리켓 챔피언스 트로피 대회 등을 후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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