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신동빈 통큰 배팅으로 '알짜 점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지켜내…
경영권 분쟁도 사실상 끝내며, 롯데 '원 리더' 체제 돌입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롯데그룹 유통의 핵심인 롯데백화점의 '알짜 점포' 영등포 상권 수성 성공과 함께, 오랜 시간 끌어온 경영권 분쟁 또한 마침표를 찍으며 한일 통합 롯데지주의 '원 리더' 자리도 지키게 됐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국내 호텔롯데의 상장 뿐이다.   

30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이 서울 영등포역 민자역사 임대 사업권 입찰에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이로써 최장 20년간 더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영등포점은 롯데가 지난 1987년부터 정부와 30년간 점용 계약을 맺은 뒤 1991년부터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현재 연매출 5000억 원을 올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이에 신세계도 입찰에 뛰어들며 탈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롯데는 영등포 상권을 다시 품을 수 있게 됐다. 신 회장이 입찰 예정가를 16%나 상회하는 '통큰 베팅'으로 영등포 상권을 지켜낸 것이다. 업계 2위 신세계는 인천터미널점에 이어 영등포점 까지 내어주며 고배를 맛보게 됐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연합뉴스

신 회장의 기쁨은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재선임,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리며 명실상부 롯데그룹의 '원톱' 자리에 오르게 됐다. 

'형제의 난'이라 불리는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15년 시작,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도 여섯 차례에 걸쳐 계속됐다. 그때마다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완승했다. 신 전 부회장은 준법경영 위반으로 일본 롯데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해임, 지속적으로 신규 선임 안건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한 만큼 롯데의 리더 자리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신 회장이 주력해야 할 핵심 과제는 호텔롯데 상장이다.

아직까지 롯데에 대한 국내의 시선은 곱지않다.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 회장이 '한국 기업'임을 여러차례 강조했으나 '일본 롯데 지배를 받는 기업'이라는 인식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017년 10월 출범해 대부분 계열사가 롯데지주 지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는 여전히 호텔롯데가 최대 주주다. 문제는 호텔롯데 지분의 99%가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에 속해 있다. 이에 호텔롯데 상장으로 호텔롯데의 일본 주주 지분율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상장이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다. 현재 호텔롯데의 시장 평가는 지난 2016년 상장을 시도할 당시와 다르다. 앞서 호텔롯데의 시장 가치는 영업가치와 비영업가치를 합해 20조원에 가까웠으나 신 회장의 수감 생활과 아울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등으로 기업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호텔롯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의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든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에 롯데지주는 지난 10일 호텔롯데에 대한 첫 중간배당 계획을 발표했으며 지난달 31일엔 호텔롯데에 롯데유럽홀딩스 지분 26.89%를 426억 여원에 매각했다. 그 결과 호텔롯데는 64.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한편 롯데호텔 상장TF팀은 해체 후 현재까지 재소집 등 소식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만일 상장 TF팀이 재구성되면 본격적으로 호텔상장 움직임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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