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참석 기업인들의 발언 없이 트럼프 대통령 30분 간 회동
CJ 美 식품·유통 사업에 1.5조 투자 밝혀... 대미 투자계획 유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방한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주요 총수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러나 약 30분 가량 진행된 회동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말만 있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내 주요 기업 대표들과의 회동을 했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그룹 총수를 비롯한 기업 대표들은 오전 8시 30분께부터 한미 경제인 미팅을 한 뒤 10시 20분께부터 약 30분간 진행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참석했다. 이후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회동에는 5대 그룹 총수 가운데 이재용, 정의선, 최태원, 신동빈 회장이 참석했으며, LG그룹에서는 구광모 회장 대신 권영수 회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인사말을 한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SK, CJ의 리더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며 자리에서 일어날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훌륭한 리더”라고 소개한 후 “다시 한 번 대미 투자를 해준 데 감사드린다. 지금보다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국내 주요 총수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유일하게 CJ가 1조1500억원의 투자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손경식 CJ회장은 "미국 식품, 유통부문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美 동부와 서부에 생산시설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그동안 CJ는 미국에 3조4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투입했고 특히 올해만 2조3000억원을 집행했다"며 "추가로 1조원 이상을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의 투자약속에 대해 CJ는 "미국 현지에서 인수합병(M&A)와 생산시설 설립 등을 통해 투자를 확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회동은 애초 '경제인 간담회'로 알려졌으나 참석 기업인들의 발언 기회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은 물론 유력 대기업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지만 회동 시간이 약 30분에 불과했던 데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말이 행사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애초부터 참석 기업인들은 발언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었다"고 전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이날 회동에서 한국 기업 대표들에게 중국 화웨이 '압박'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대한 입장도 요구할 심산이었으나 전날 화웨이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는 추측도 나왔다.

허영인 SPC 회장, 박준 농심 부회장 등 유통·식품 업계 대표들도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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