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생명을 구환 방두환/사진=KPGA

지난 달 초 한국프로골프(KPGA) 챌린지 투어 지역 예선전에 참가한 20대 프로 A선수가 경기 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면서 혹서기 골프장 이용객들의 안전 의식이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여름철 골프는 겨울에 비해 부킹이 조금 쉽고 새벽에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많은 이용객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여름 골프는 겨울 못지않게 부상이나 사고의 위험성이 존재해 대비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 5월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골프 라운딩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뙤약볕에 오랫동안 머물면 젊은 사람이라도 일사병 등의 심각한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승길 라디안 심폐소생술ㆍ자동 제세동기 교육 팀장은 “골프는 장시간 야외에서 경기하는 스포츠여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직사광선이나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분 섭취와 직사광선을 피하는 게 왜 중요한지에 대해선 “우선은 야외고 땡볕이다. 그러다 보면 일사병이라든지 탈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기저질환 혹은 과로ㆍ컨디션이 안 좋을 때나 뇌경색ㆍ고혈압으로 쓰러질 수도 있다. 그래서 쓰러졌을 때 대처방안을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개 도심과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골프장은 골든 타임(심정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응급처치를 통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시간 4분)을 잃기 쉬워 사전에 관계자들과 골프장 직원들의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골프장의 위치는 도심지와 거리가 있어 유사 시 골든 타임 내의 응급처치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도심에서 쓰러질 시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빠르면 8분대다. 외지나 필드는 구급 자원이 제 시간에 주파하기는 어렵다. 기존 근무자들에 대한 도착 전 기본적인 응급 처치와 구조법, 현장 대처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트레이닝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호흡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뇌 환자냐 심정지 환자냐를 구분한다”며 “학회는 보통 뇌 환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지만 심정지일 경우 골프장 관계자들이 심폐소생술과 자동 제세동기 사용법을 교육받는다고 하면 그거를 정확하게 사용해 어시스트함으로써 소생률은 70%, 회복률은 8~90%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심폐소생술 등은 안 하는 것보다 무조건 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혹서기 골프는 건장한 20대 프로 선수들이라고 안전지대가 아님이 드러났다. 다행히 KPGA는 협회 차원에서 각 골프장과 협력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지속해오고 있다. KPGA 관계자는 “이런 사건이 최근에는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면서 “작년을 예로 들면 여름에 KPGA 선수권 대회를 했다. 대회전에 협회 직원들과 현장에서 많이 움직이는 모든 스태프들을 같이 모아놓고 교육한 적이 있고 올해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갤러리들도 마찬가지다. 매 대회마다 안전과 관련한 책자를 나눠준다. 사건 사고라든지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라는 행동지침이 담겨있다”고 부연했다.

KPGA는 코리안투어 운영 실무진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및 제세동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해당 교육을 맡은 이 팀장은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KPGA에 가서 교육했다”면서 “우리나라의 심정지 발생 통계가 3만명에 이른다. 이번 일은 단순히 전문화된 인력만 사용했던 심장 충격기가 교육 받은 일반인들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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