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돌스튜디오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음악 프로그램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힙합 서바이벌, 아이돌 서바이벌이다. 하지만 최근 그 판을 깨준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지난 2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방송한 TV CHOSUN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다. '미스트롯'은 제 2의 트로트 전성기를 이끌 차세대 '트롯퀸'을 탄생시키는 신개념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처음 제작 때만 해도 요즘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 많았지만, 생각과 달리 '미스트롯'은 방송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으며 최고 시청률 18.1%를 기록하는 등 종편 예능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나아가 대한민국에 거센 트로트 바람을 몰고 왔다. 대중으로 하여금 트로트의 흥을 불러일으킨 '미스트롯'의 성과와 인기 비결을 살펴봤다.
 

컬쳐팩토리 제공

■ 콘서트→'미스터 트롯' 제작→중국 판권
TV CHOSUN '미스트롯'은 종영 후로도 이어진 대중의 관심에 보답하고자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4일 서울 '효 콘서트'를 시작으로 지난달 30일까지 인천, 광주, 전주, 천안, 대구, 안양 등의 지역을 방문해 트로트의 흥을 돋웠으며, 오는 6일부터는 창원, 경기도, 부산, 대전, 수원, 청주, 강릉, 원주, 제주도에서 화려한 트로트 무대를 선사할 계획이다. 마지막 피날레는 8월 18일 서울 앙코르 공연으로 마무리된다. 쇄도하는 요청으로 인해 추가 공연까지 진행한 '미스트롯 전국 투어 콘서트'. 우승자 송가인과 정미애, 홍자, 정다경, 김나희 등 12명의 트롯걸들이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색다른 무대를 펼치며 뜨거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미스트롯'에 대한 관심은 시즌2로도 이어졌다. 제작진은 '미스트롯' 종영 전부터 쏟아진 시청자들의 제작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시즌2 '미스터 트롯' 제작을 결정했다. 불모지라 여겨졌던 남자 트로트 가수들의 대거 발굴과 함께 시즌1 우승자 송가인의 뒤를 잇는 '100억 트롯맨'을 찾아 나서기로 한 것. 특히 '미스터 트롯'은 해외 참가자들에게도 기회를 준다는 점에 더욱 관심을 끈다. 제작진은 트로트에 대한 각별한 열망을 가진 참가자들을 찾아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 트로트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제작진은 "'미스트롯'으로 만들어진 트로트 열풍이 절정에 달할 수 있도록 트로트에 깊은 애정을 가진 지원자들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뿐이랴, '미스트롯'의 뽕삘은 이웃 나라인 중국까지 전해졌다. 제작진은 최근 '미스트롯'이 TV CHOSUN 예능 최초로 중국에 판권을 판매하는 쾌거를 올렸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지상파 예능의 판권 판매 금액과 동일한 대우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알렸다. 중국판 '미스트롯'은 오는 7월 참가자 모집을 시작, 예선을 거쳐 오는 10월부터 방송에 돌입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미스트롯'은 노래라는 보편적인 장르가 가진 힘, 여기에 기존 예능에선 볼 수 없던 색다른 포맷이 더해지면서 큰 호응을 얻었던 것 같다"며 "중국과의 판권 수출을 기점으로 다른 나라와도 계약 조율에 나서는 등 트로트의 한류콘텐츠화를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미스트롯'은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방송가와 행사가를 종횡무진하며 신선한 트로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흥행 신화를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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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가 "중장년 시청층 저격"
'미스트롯'의 인기 비결은 트로트라는 장르가 중장년 시청층을 제대로 저격했다는 평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방송에서 소외당하고 있던 비주류가 이번 '미스트롯'을 통해 폭발한 거다. 문화적으로 소외 당한다고 생각했던 50대 이상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트로트가 어느 순간부터 방송에서 완전히 사라졌었다. 하지만 솔직히 노래방에 가서 트로트 한 줄을 안 부르면 흥이 안 난다. 그 정도로 트로트는 민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문화 형태다"라며 "그것을 방송을 통해 접하니 2030세대에게는 새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콘텐츠로 다가왔고, 50대 이상에게는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시간으로 인식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성수 평론가는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미스트롯' 신드롬은 계속될 것 내다봤다. 평론가는 "트로트가 한 번씩 부흥할 때마다 대형 스타들이 탄생했다. 지금 송가인 씨가 그런 역할을 하는 셈이다"라며 "'미스트롯'은 트로트라는 장르를 오디션 형태로 풀어내면서 능력 있는 신인들을 인식시켜주는 공간이 됐다. 차세대 트로트를 이끌 수 있는 대형 신인들이 대거 등장한 거다. 그런 힘은 일정 기간 동안 이어질 것이라 보고, '미스터 트롯'으로 돌아온다면 더욱 폭발력이 셀 거라 전망한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평론가는 "새로운 트로트 시대가 열렸다"며 "사대천왕에 사로잡혀 있던 나이 든 트로트계가 물갈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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