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사진=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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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뺀 월드컵’이라 불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이 오는 11일 오전 5시(한국시간) 개최국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한 달 간 열전에 돌입한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1일 24개 출전국의 최종엔트리 23명(총 522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스타워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유럽 대륙에 할당된 티켓은 12장이었다. 유럽의 경우 본선을 향한 경쟁이 워낙 치열해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 스타들이 적지 않았다.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ㆍ파리 생제르맹), 웨일스의 가레스 베일(27ㆍ레알 마드리드), 폴란드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28ㆍ바이에른 뮌헨)이 대표적이다. 이브라히모비치는 당시 “내가 없는 월드컵을 지켜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씁쓸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유로 2016은 다르다. 출전국이 기존 16개에서 이번 대회부터 24개로 늘어나 어지간한 스타는 모두 볼 수 있다. 브라질 월드컵에 가지 못한 비운의 3인방을 비롯해 발롱도르 수상이 유력한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 ‘무적함대’ 스페인을 이끄는 다비드 실바(30ㆍ맨체스터 시티),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 기적의 주역인 잉글랜드의 제이미 바디(29) 등이 총출동한다.
반면 출전국 확대가 조별리그의 재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4개팀이 4개팀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조 1, 2위와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른다. 토너먼트 진출 확률이 크게 높아졌다. 과거 유로를 지켜보는 쏠쏠한 재미 중 하나였던 ‘죽음의 조’를 이번에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불평이 나온다.
그래도 잘 찾아보면 빅매치가 즐비하다. 같은 영연방 국가로 한 지붕 두 형제인 잉글랜드-웨일스(B조)전, 역사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 ‘유럽판 한일전’으로 통하는 독일-폴란드(C조)전은 놓치면 후회한다. E조의 벨기에와 이탈리아의 맞대결도 ‘조별리그의 결승’이라 불릴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우승 트로피는 어디로
개최국 프랑스는 1984년과 2000년, 16년 주기로 우승을 차지했다. 두 대회에는 공통점이 있다. 1984년은 ‘아트사커의 창시자’ 미셸 플라티니(61) 전 UEFA 회장의 시대였고 2000년에는 아트사커를 완벽히 계승한 지네딘 지단(44)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버티고 있었다. 2000년 이후 16년이 지난 올해 프랑스는 안방에서 다시 한 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력 누수가 크다. 팀 공격의 핵심 카림 벤제마(29ㆍ레알 마드리드)가 성관계 동영상 협박 혐의로 기소되며 아웃됐고 마마두 사코(26ㆍ리버풀)도 금지약물 양성 반응으로 빠졌다. 프랑스 팬들은 ‘떠오르는 신성’ 폴 포그바(23ㆍ유벤투스)와 앙투안 그리즈만(25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독일과 스페인은 역대 최다 우승을 놓고 다툰다. 독일은 1972년과 1980년, 1996년 정상에 섰고 스페인은 1964년에 이어 2008년과 2012년 2연패를 달성했다. 둘 중 한 나라가 우승하면 최초의 V4 금자탑을 쌓는다. 스페인은 최초 3연패에도 도전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에 빛나는 벨기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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