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서영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미워할 수 없는 악당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SBS 수목극 '절대그이'에서 다이애나로 분한 홍서영이다. 홍서영이 맡은 다이애나는 호러틱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재벌 상속녀다. 냉혈한 인물로 그려져 섬뜩함을 자아내는데, 최근 회차에서는 연인용 피규어 로봇 영구(제로나인·여진구)를 손에 넣어다가 다시 잃고는 무서운 복수를 계획해 안방극장에 밀도 높은 긴장감을 선사했다. 왕준(홍종현)을 감금까지 시키는 소름 끼치는 연기를 선사했지만 배우 홍서영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뜨겁기만 하다. 언뜻 보면 천진난만한 모습이 귀여운 악당으로 비춰지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서영은 "큰 관심을 갖고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쟤 누구지?'라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피규어 영구(여진구)를 소유하기 위해 '리셋 키스'를 했다. 이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정도로 화제였는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일방적인 키스였다. 쉽지 않은 현장이었지만 스태프 분들께서 많이 도와주셨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주려고 그랬는지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검색어에 오를 거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깜짝 놀랐다.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 내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감사하기도 하고 더 잘 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다이애나는 일본 원작에도 있는 캐릭터인가.
"원작에는 없는 역할이다. 감독님과 첫 미팅 때 다이애나라는 캐릭터에 대해 들었는데 '나한테 잘 맞을까', '저런 성격이 내 안에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신선한 캐릭터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현실에서 한 번도 뱉어보지 못한 대사들이 많았지만 나라고 생각하려고 했다. 다이애나라는 인물이 따로 있기보단 내 안에 있는 다이애나를 찾으려고 신경을 썼다."
 

아폴로픽쳐스 제공

-'재벌그룹 상속녀이자 냉혈 사이코'라고 소개됐는데, 다이애나는 어떤 인물인가.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잃고 홀로 유산을 상속받아 친척들의 눈에 보이는 대접을 받고 자란 공주 같은 아이다. 자기 물건에 손대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갖고 싶은 건 무조건 가져야 되는 성격이다. 인형에 대한 집착이 큰 건, 인형은 사람처럼 말은 안 해도 내 곁에 있으니까 그런 것 같다. 또 질리면 금방 버릴 수도 있고, 새로 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또 다이애나는 감정에 미숙한 친구다. 감정 소모가 심한 것 같으면서도 안 심한 캐릭터다. 그래서 감정을 컨트롤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본인의 호러틱한 연기에 만족하나.
"마음에 드는 연기라는 건 없는 것 같다. 어떤 작품을 하던지 매 순간 아쉬운 것 같다. 더 호러스럽게도 할 수 있지만 캐릭터에 맞는 정도가 있으니까 거기에서 아쉬움이 조금 생긴다. 그래도 항상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고민하면서 만든 장면들이기 때문에 애정이 깊다."
 
-여진구, 방민아, 홍종현 등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옆에서 가장 잘 챙겨준 배우를 꼽는다면.
"다이애나가 다른 분들이랑 만날 기회가 많이 없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만나면 친해질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다. 후발대로 참여해 팀 분위기에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채팅방도 따로 있어서 현장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다들 잘 챙겨주셨다. 특히 민아 언니가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고민 있을 때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의리도 넘치고 성격도 정말 좋다."
 

아폴로픽쳐스 제공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는데 TV 연기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사실 중학교 1, 2학년 때는 아이돌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실용 음악 학원에 다녔는데, 거기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알게 됐다. 그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꿈꿨고, 열심히 공부해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들어갔다. 그리고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2016)로 데뷔했다. 그런데 작품이 끝나고 우연찮게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작품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다. TV 연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연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TV 드라마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가장 본받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롤모델이 너무 많아 한 명을 꼽기가 어렵다. 작품을 볼 때마다 '와, 너무 멋있다'라고 감탄한 선배님들이 너무 많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분은 김혜수 선배님이다. 최근에 영화 '타짜'를 다시 보면서 독보적인 분위기와 카리스마에 반했다. 출연하는 것마다 품격 있는 작품을 만드시고, 형사든 조직폭력배든 다 잘 어울리시는 것 같다. 너무 멋있다."
 
-차기작도 정해졌나.
"8월 개막하는 뮤지컬 '헤드윅'에서 이츠학 역할을 맡았다. 이츠학은 성전환 후 자신의 자아, 진실된 나를 찾아가는 인물이다. 예전부터 좋아하던 작품이라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된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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