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3N(넥슨·넷마블·엔씨) 게임사, AI플랫폼 위한 개발 전력
누적 데이터로 다양한 서비스 추진중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올 여름은 에어컨부터 TV, 자그마한 스피커 등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전자기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 게임사들도 기기에 모든 것을 직접 입력하고 작동시켜야 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손과 머리로만 즐기던 게임을 AI 기술을 활용해 손쉽게 즐기는 게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최근 엔씨소프트(엔씨), 넷마블, 넥슨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각사마다 AI 게임 서비스와 플랫폼 등을 개발하고 선보이고 있다. 특히 각사의 주력 게임에 음성명령 등과 같은 AI 기술을 접목시켜 실제 상용화하거나 향후 진보하는 기술을 적용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위쪽부터)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CI / 사진=각사 제공

엔씨는 지난 3월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인 ‘GDC 2019’에서 AI를 접목한 게임 기술 연구개발 사례를 발표하며 자사의 AI 게임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컨퍼런스에서 엔씨는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 AI를 발표했다. 딥마인드의 알파스타, 알파고 등처럼 게임 AI의 핵심적인 기술인 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해 약 1주(35만 게임)면 프로게이머 수준까지 성장하도록 개발해 성공을 거둔 과정을 공개한 것이다. 또 높은 품질의 애니메이션을 많은 수의 캐릭터에 적용하는 다양한 AI, 기계학습 기반의 그래픽스 기술도 선보였다.

엔씨는 김택진 대표 직속 조직으로 AI 센터와 NLP 센터 산하 5개 조직을 운영하며 게임 AI랩과 스피치랩, 비전AI랩, 언어AI랩, 지식AI랩 등 5개 기술 영역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는 결과로 엔씨는 자사의 모바일 분야 효자 상품 ‘리니지M'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업데이트를 추진 중에 있다.

리니지M의 모든 서버 이용자가 같은 시공간 안에서 전투를 펼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인 마스터 서버와 기존 자동사냥 플레이 환경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캐릭터를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 무접속 플레이, 이용자가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목소리로 전투, 사냥 등을 즐길 수 있는 보이스 커맨드 기능 등으로 모바일에 특화된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M'에 AI를 활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언제 어느 시점에 추가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연내 적용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도 자사의 AI 기술에 대한 비전을 앞세우며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넷마블은 기존 PC 게임으로 성장한 시기를 ‘넷마블 1.0’, 모바일 게임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달리는 현재를 ‘넷마블 2.0’, 다가올 AI 기반의 지능형 게임 시대를 ‘넷마블 3.0’으로 나누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를 위해 넷마블은 지난 2014년부터 게임 퍼블리싱, 마케팅 등의 노하우를 AI화하는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또 사내 AI 전담 부서인 ‘넷마블 AI 레볼루션 센터(NARC)'를 지난해 3월 출범시켰다.

NARC에서는 게임 개발과 플레이에 역량을 집중한 AI 기술 ’마젤란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이용자의 즐거운 플레이를 돕는 ’맞춤형 AI 플레이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NARC에서 선보일 주력 기술은 ‘게임 내 음성명령’으로 양손을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게임 플레이를 돕는 기능이다. 넷마블은 이 기능을 지난달 29일 자사의 넷마블문화재단이 개최한 ‘2019 넷마블 게임콘서트 2회’에서 ‘보이스 AI' 서비스라는 명칭으로 공개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인공지능의 역할을 이용자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이용자 수준에 맞게 게임을 제공하고 같이 놀아주는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이 넷마블은 이용자 중심의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넥슨도 지난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해 게임에 적용된 부가기능들의 고도화와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즉 AI를 육성하고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그동안 자사 서든어택과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에 머신러닝 기반의 매치 메이킹 서비스를 적용했다. 유저 개인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과 특정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등을 고려하여 게임의 재미를 높였다. 또 마비노기에 적용한 게임 내 작업장 봇의 행동 패턴을 학습하여 식별해 게임 환경을 개선시켰다.

이외에도 다양한 AI 기반 기술을 자사의 게임에 적용하거나 적용을 앞두고 있는 넥슨은 자사가 10년 넘게 서비스하고 있는 수십 개의 게임에 쌓인 게임 행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뷰징 탐지 시스템(LBD)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는 강대현 넥슨 부사장은 “최근에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개발한 기술을 게임에 적용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선보이는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2019년에는 넥슨이 준비 중인 신규 게임들에도 해당 기술을 적용해 론칭 초기부터 쾌적한 게임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AI 기술들이 게임에 적용되고 있고 향후에도 많은 기술이 서비스될 것으로 보인다”며 “AI 게임이 보편화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변화된 게임을 접하게 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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