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상반기 스팩 인기 '후끈'...하반기, 미래에셋 하나금투 이베스트증권 등 스팩 준비중
올 상반기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스팩의 상장이 크게 늘었다./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비상장 기업 인수를 위해 세워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팩은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 부진에 따른 반사익을 얻으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스팩 상장시 초기 공모에 투자할 경우 투자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고 이후 우량 비상장 기업 인수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투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또한 3년 이내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지 못할 경우에도 초기 투자금과 함께 시중 금리 수준의 이자가 지급된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증시에 상장된 스팩은 모두 51개다. 올 상반기 증시에 상장된 스팩도 10개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장된 스팩이 5개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상반기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모두 28개(스팩 포함)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된 기업 3곳 중 1곳이 스팩인 셈이다. 상반기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IPO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기업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손꼽히는 스팩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증권사들도 스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IPO시장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들이 스팩 상장에 적극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초대형증권사도 스팩 열풍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KB증권은 KB제17호스팩과 KB제18호스팩을 연달아 선보였다. NH투자증권은 NH스팩14호를 상장시켰다. 신한금융투자와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DB금융투자 등 다수 증권사도 스팩을 상장시켰다.

앞서 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제5호스팩은 비상장 인터넷검색업체인 줌인터넷과 합병을 성공시키며 주가가 급등했다.

하반기에는 이베스트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하나금융투자 등이 스팩 상장을 준비 중이다. 먼저 이베스트이안기업인수목적1호가 지난 3일 공모청약을 마치고 오는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하나금융13호스팩, 미래에셋대우스팩3호, 상상인이안제2호스팩 등도 대기 중이다.

증권업계에선 하반기에도 IPO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스팩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일부 스팩에 대한 '묻지마 투자' 등 과열양상은 주의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IPO 시장은 낙관적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제약 바이오 산업의 기술력 검증에 보다 많은 시간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기술 성장 기업들의 최종 상장 완료 시점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나 애널리스트는 이어 "올 하반기 존속기간 만료 전 기업인수목적 달성을 위한 스팩의 합병상장 시도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곧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스팩의 주가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단순 기대감에 의한 주가 변동과 합병기업이 확정된 이후 합병 비율 산정에 따른 주가 변동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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