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이름에 모든 것이 있다”는 말처럼 자동차의 이름을 보면 그 차의 가치가 보인다. 이제 차명은 단순한 이름을 넘어 차의 가치와 정체성을 응축한 ‘비전’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Very New TIVOLI/사진=쌍용자동차

캘리포니아, 멕시코의 분위기를 그대로

자동차 이름을 짓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지역에서 영감을 얻어 이름을 따오는 방법이다. 친숙하면서도 지역의 분위기를 자동차 이미지와 연결할 수 있어 각인 효과에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대표적인 예다. 팰리세이드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한 태평양이 보이는 고급주택가다. 현대차는 이 지역명을 통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걸맞는 광활한 이미지를 차 안에 적용했다. 더불어 고급주택가가 주는 분위기를 담아 공간과 고급스러움을 차에 투영했다.

쌍용자동차 ‘티볼리’도 마찬가지다. 티볼리는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관광지 이름으로 1843년 지어진 공원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티볼리 가든’과도 같다. 관광지와 공원이 주는 즐거움을 담아 쌍용차는 ‘티볼리’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지난달 출시된 ‘베리 뉴 티볼리’는 즐거움과 기쁨을 배로 담은 이름이다.

특히나 눈에 띄는 부분은 티볼리의 '반전' 매력이다. 티볼리(TIVOLI)의 알파벳 순서를 반전시키면 'I LOV IT'가 나오게 되는데 이는 쌍용차 외국의 한 딜러를 통해 발견됐다.

쌍용차는 1년에 한 번 전세계 딜러들을 만나 컨퍼런스를 열어 실적 발표, 향후 전략들을 소개한다. 그러다 과거 한 컨퍼런스에서 영국의 한 딜러는 "티볼리를 거꾸로 하면 I Lov it"이 된다며 이를 알렸다. 이 기막힌 '반전'을 통해 쌍용차는 슬로건 'I lov it'을 내걸어 광고를 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기아자동차 쏘렌토, 모하비, 현대자동차 코나, 쉐보레 말리부 등도 지역의 분위기를 담아 이름을 얻게 됐다.

베뉴/사진=현대자동차

정체성 담아 도로 위 씽씽

이름 안에 자동차의 정체성을 투영하는 경우도 있다.

그동안 현대차 SUV에는 미국의 휴양지와 고급 주택지구 등 특정지역에서 영감을 얻어 차명을 명명했지만 이달 출시를 앞둔 '베뉴'는 자동차의 가치관을 투영해 차별화됐다.

‘베뉴(VENUE)’는 영어로 특별한 일이나 활동을 위한 ‘장소’를 의미한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베뉴가 개별 고객의 인생 목표와 지향점,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열린 장소가 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트리 SUV 주 고객층은 자동차를 처음 구매하거나 Y, Z세대로 대표되는 밀레니얼 세대들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으로 한정하는 대신 기대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 ‘코란도’는 한국인의 의지를 담았다. 쌍용차 코란도는 신진자동차공업이 1974년 미국 차의 라이선스를 가져와 ‘신진지프’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다가 1983년부터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란 문장을 압축해 코란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셀토스/사진=기아자동차

동물부터 그리스 신화까지 ‘각양각색’

자동차명에 동물의 특성을 투영하기도 한다. 이름 하나로 자동차는 날렵하고도 용맹한, 그러면서 초원을 내달리는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대표적인 예는 쌍용차가 1993년 출시한 SUV 무쏘다. ‘무쏘’는 코뿔소를 의미하는 ‘무소’를 경음화 한 것으로 강인함을 담았다.

현대차 포니(조랑말), 쉐보레 임팔라(임팔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스신화의 이름으로 신비로움을 담아내기도 한다. 이달 중 출시를 앞둔 기아차 셀토스는 스피디(Speedy)’와 ‘켈토스(Celtos)’를 조합해 탄생했다. 켈토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래스의 아들 켈토스의 이름으로 용맹하고 도전적인 이미지를 활용해 당당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부여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의미, 직관성과 더불어 타겟 고객의 특성을 반영해 이름을 짓는다"면서 "이름은 차의 첫 인상인 만큼 쉬운 의미로 전달 가능하면서 상품 콘셉트, 특성과 연관된 키워드를 검토해 짓는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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