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손정의 회장, 정의선·구광모 등과 조우... 삼성에만 국한하지 않고 협력관계 구축 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한국스포츠경제DB)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계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나섰다. 이 부회장은 사업으로 인연이 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만남을 다른 재계 총수에까지 소개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손 회장과 단독 만남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회장까지 초대해 재계 리더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여기에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도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특히 손 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5G기술과 인공지능(AI), 게임, 플랫폼까지 영역을 확대해 참여자를 직접 초청하는 성의까지 보였다.

4일 오후 이 부회장은 손정의 회장과의 만남에 국내 총수들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최고투자책임자(GIO) 등도 함께 초대했다.

만찬 모임을 위해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 모였다.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같은 차를 타고 와 나란히 만찬장에 입장했다.

이 부회장은 손 회장과 1990년대 말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할 즈음부터 인연을 맺었다. 이후 매년 한두 차례 만나 친분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재계 총수들과의 만찬에 앞서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대통령과의 접견은 손 회장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재일동포 3세인 손 회장은 1981년 24세의 나이에 창업자금 1000만엔(약 1억1000만원)으로 창업한 소프트뱅크를 일본 최대 소프트웨어 유통회사이자 정보기술(IT) 투자기업으로 키운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손 회장이 전 세계 IT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2017년 100조원 규모로 조성한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는 미국의 차량공유업체인 우버, 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 ARM 등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와의 만남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최근 일본 내각이 발표한 IT 부품 수출규제 이후 개최됐기 때문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도 단독면담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계 총수들까지 직접 초대해 관심사를 함께 나눴다.

올 들어 주요 정상들의 방한 일정마다 이재용 부회장은 유일하게 모두 만난 총수로 기록됐다. 이러한 이재용 부회장의 광폭행보는 재벌 2~3세가 총수자리에 올랐지만 마땅한 재계 리더가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간 협력과 경쟁을 구분해 ‘상생경영’을 펼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광폭행보는 전경련 해체 이후 마땅한 구심점이 없는 재계에서 맏형 역할을 통해 상생협력을 모색하는 모습이라 할 것”이라며 “초대받은 이재용 부회장만 참석하지 않고 재계 동생들까지 챙기는 모습이 그야 말로 리더의 품격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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