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5인조였던 B1A4가 3인조가 됐다. 남은 멤버는 산들, 공찬, 신우. 이 가운데 신우는 지난 1월 입대해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고 있다. 요 몇 년 간 아이돌 그룹에게 멤버 변화와 해체, 연기자로의 전향은 필연적인 일이 됐다. 멤버 수 변화 없이 10년 이상 활동하는 게 기적 같은 일로 보일 정도. 그렇다고 해서 그 일을 겪는 당사자의 마음이 편할리는 없다. 산들의 솔로앨범 '날씨 좋은 날'에는 그런 부침을 겪은 그의 심경이 은근하게 스며들어 있다. 그는 이 앨범을 통해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타이틀 곡을 윤종신에게서 받았다.

"윤종신 선배 번호도 모르고 개인적으로 사실 잘 모르는 사이였다. 그래서 회사를 통해 알아내서 연락을 드렸다. 최근 내가 윤종신 선배의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그러면서 윤종신 선배의 곡을 부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회사에 얘기를 할 때는 '될지 안 될지 모르겠다. 말이나 해 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선배가 오케이를 해 줬다. 정말 감사했다."

-그래서 그런지 창법에서도 윤종신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선배가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모르겟는데, 내가 느꼈을 때는 그냥 노래를 부르다 보니 '선배가 어떤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나. 그래서 소리가 이렇게 나는 구나'가 파악이 되는 것 같았다. 아마 선배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나도 비슷하게 중요하게 생각해서 소리가 겹치게 됐던 것 같다. 사실 창법적으로는 기존과 비교해 바뀐 게 전혀 없다."

-윤종신은 뭐라고 하던가.

"녹음하기 훨씬 전에 가사가 나왔고, 윤종신 선배가 가이드를 해서 보내 줬다. 그걸 듣고 하루종일 미친듯이 연습을 해서 내 목소리로 가이드를 불러서 윤종신 선배에게 보냈다. 그랬더니 선배로부터 '만났으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 선배가 '요즘은 미세먼지 때문에 더 날씨 좋은 날이 귀하지 않느냐. 그런 날씨 좋은 날에 전에 만났던 연인 생각을 하게 된 거다. 네가 그 사람의 마음을 잘 연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 줬다. 원래라면 내가 혼자 공부하듯이 해야 되는 부분이었는데 가사를 써 준 선배가 얘기를 해 주니까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감사했다."

-'날씨 좋은 날' 외에 다른 노래들도 설명을 해 달라.

"앨범 안에 6곡이 들어가 있다. 마지막 곡이 '괜찮아요'라는 거다. 1년 여 전에 이미 써 놨던 곡이다. 그 때가 살면서 제일 괜찮지 않을 때였던 것 같다. 나는 정말 밝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괜찮지 않아서 스스로 놀랐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얼마나 힘들까. 진짜 너무 힘들겠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사람들에게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당시에 내가 듣고 싶었던 '괜찮다'는 말들을 곡에 써넣었다."

-이번 앨범의 큰 테마가 있다면.

"위로와 힐링이라고 생각한다. 힘든 시절에 윤종신 선배의 '오르막길'을 만힝 들었다. 그래서 더 윤종신 선배에게 곡을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일이 그렇게 산들을 힘들게 했나.

"회사와 재계약 문제도 있었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잖나. 진짜 안괜찮았다 사실. 진짜로 안괜찮았다. 나도 내가 이렇게 안괜찮아질 줄 몰랐다. 그 때까지 내 인생에는 굴곡이 없을 것 같았는데, 여러 일들이 겹치니까 '내가 너무 편하게만 살아왔나' 싶은 생각까지 들더라. 근데 그런 일을 겪은 게 마냥 싫지만은 않다.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기도 하고 가사나 뭐 그런 뭔가를 쓸 때 달라진 느낌도 있다."

-공찬과 듀엣 곡도 이번 앨범에 실려 있는데.

"'러브, 올웨이즈 유'라는 곡이다. 나름 큰 그림을 그린 노래다. 이렇게 듀엣 곡을 부르면 회사에서 나와 공찬이의 듀엣 앨범을 기대해 주는 분들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회사에서 듀엣 앨범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고. (웃음) 사실 작곡가가 이 노래를 처음 들려줬을 때는 미완성 상태였다. 가사도 완벽하게 다 안 나와 있었다. 그래서 내가 가사에도 참여했다. 내 욕심이 많이 들어간 노래다."

-또 다른 멤버 신우에게도 '사선'이라는 곡을 받았다.

"내가 억지로 뜯어낸 노래다. (웃음) 사실 B1A4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때 신우 형에게 아홉 곡 정도가 있었다. 우리가 B1A4 앨범을 정규로 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왕 정규를 만들 거면 각자 솔로 곡도 넣자는 말이 나왔다. 그 때 내가 신우 형에게 '내 곡은 내가 정하겠다'고 했다. 신우 형은 늘 곡을 쓰면 내게 가이드를 부탁했다. 그 날도 새벽에 가서 가이드 녹음을 하다가 '형, 이 곡 나 줘'라고 했다. 그게 '사선'이다."

-'사선'의 어떤 점에 끌렸나.

"가사가 너무 신우 형스러웠다. '비스듬히 그어졌네. 분명 바르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고개를 기울여서 수평을 맞췄네. 아닌 건 아닌 건데'라고 시작되는 노랜데, 정말 고집불통 같았다. (웃음) 고개를 기울여서라도 수평을 맞췄으면 된 거지 굳이 '아닌 건 아닌 건데'라고 하는 데서 신우 형이 그려지는 거다. 노래 안에 신우 형이 있는 느낌이었다고 해야 하나. 10년 동안 형을 지켜 본 멤버로서 동생으로서 이 곡을 녹음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신우 형 군대 간다는 말을 듣고 바로 녹음을 했고, 그렇게 이번 앨범에 싣게 됐다."

-'무공해 발라더'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내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가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기분이 좋으면서 부담스럽기도 하다. 사실 당연히 부담스럽지 않겠나. '무공해'라는데. (웃음) 솔로하고 처음 붙은 수식어라 크게 다가오는 게 있다. '무공해'라는 말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내 이미지와 또 앞으로 내가 해 나갈 음악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부담스럽지만 잘 이어나가 보도록 하겠다."

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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