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0평 임대료 600만원 요지부동 콧대 높은 헬리오시티
1층 부동산 점포가 밀집해 있다./사진=황보준엽 기자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대다수 상가가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해 속앓이 중이다. 상가 내 대다수 점포들의 공실기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임대료는 꿈쩍도 하지 않으며 높은 콧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일 찾은 송파역 3번 출구 앞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큰 정문과 함께 양쪽으로 길게 펼쳐진 상가건물이었다.

가까이 가 들여다보니 대다수의 점포는 공실상태로 ‘임대문의’라는 푯말을 덕지덕지 붙인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2층과 3층 등 고층은 '유령상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하릴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는 점포가 가득했다. 상권이 우수한 1층은 그래도 사정이 나았지만, 그나마도 상가 알선을 위해 입점한 부동산이 대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헬리오시티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5개 단지, 84개동 총 9510가구로 조성된 초매머드급 단지다. 이 단지는 현대산업개발과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아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했다.

이 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로 3만여명의 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만큼 상권이 우수한 곳으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상가가 정상화되지 못한 이유로는 높은 임대료와 분양가가 꼽힌다.

특히 입주가 시작된 지 6개월만에 상가 일반분양이 시작된 점도 한몫했다. 상가 조합원과 재건축 조합간 의견 충돌을 빚으면서 상가 분양이 계속해서 늦춰졌기 때문이다. 지난달에 들어서야 공개입찰을 진행했고, 지난 2일 계약을 시작했다.

비어있는 상가에 임대 광고문이 붙어있다./사진=황보준엽 기자

상가 분양이 본격화됐지만 높은 분양가 탓 투자수요가 몰리지 않아 일반분양 상가 물량을 소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근 부동산은 헬리오시티 정문 1BL B 상가 3층 기준 분양가 3.3㎡당 7300만원으로 평가했다. 15평이 9억9000만원, 24평이 15억원 정도다. 1층과 2층은 이보다 더 높은 금액의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번 분양은 분양대행사 도우이앤씨가 제시한 최저입찰가 이상을 제시한 이들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입찰자에게 계약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최저입찰가는 지하 1층 17㎡형 2억4700만원부터 가장 큰 평형인 42㎡ 4억6800만원 사이로 형성됐다.

1층의 경우에는 일반분양으로는 1개의 상가만 나왔는데 61㎡형이 무려 23억8800만원의 금액으로 책정됐다.

2층은 4억8000만원대부터 42평 24억500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최저입찰가가 정해졌다. 그 외의 층은 가장 저렴한 가격대가 5억원이었으며, 10억대가 넘는 상가도 수두룩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웬만한 입지가 좋다는 곳의 매매가보다 비싸다고 느껴지니 투자수요가 쉽게 몰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 전체가 비어있는 모습./사진=황보준엽 기자

높은 임대료도 상가 흥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정문 앞 노출된 1층(약 9평) 상가는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 600만원이며, 목이 좋지 않은 1층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 월 220만~300만원 가량의 시세가 형성됐다.

여기에 수천만원의 권리금까지 붙은 상가도 등장했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임대료 시세는 상가가 악재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높은 콧대를 유지하고 있다.

상개 내에서 가게를 운영 중인 상인 A씨에게 월 임대료에 대해 묻자 혀를 내둘렀다. A씨는 "아직 공사하는 곳도 있고 사람이 수천명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아니다"며 "임대료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매일매일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위원은 "상권이 우수한 타 지역과 비교해 임대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상황"이라며 "아파트 내 상가에는 주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슈퍼나 편의점 등의 업종이 들어와야 하는데 이러한 업종들이 살인적인 임대료를 넘어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이라고 말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서울 중구 일대 상가·점포 실 거래매물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광희동에서 가장 월 임대료가 비싼곳은 550만원이었으며 이곳은 헬리오시티 상가와는 달리 150평에 이른다.

필동에서 가장 비싼 곳은 300평 보증금 1억원, 월세 500만원이고, 황학동은 116평형이 보증금 5000만원, 월세 4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배후수요가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과 비교해 임대료가 곱절 이상 높은 셈이다.

조현택 연구위원은 "과거 미사에서도 처음 300만~400만원으로 임대료가 책정되다 현재 100만원 대로 주저 않은 상황"이라며 "헬리오시티도 이 같은 전철을 밝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현재의 가격대로는 수요자들을 모을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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