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내 일본 기업 13곳, 매출은 18.1% 늘고 영업이익은 48.6% 급증
투자는 10.2%나 줄어...다른 외국계 기업은 21.4% 투자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국내 일본계 대기업들이 지난해 큰 영업이익을 이뤘음에도 투자는 오히려 줄었다. 순이익의 60%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가운데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52개 외국계 기업(공동지배 포함)의 지난해 경영 실적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합계가 각각 195조 7796억원과 8조 25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지난 2016년과 비교해 봤을 때 매출은 1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3.3% 줄어든 수치다. 

일본계 기업 13곳은 같은 기간 매출 15조 9403억원에서 18조 8250억원으로 18.1%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333억원에서 1조5350억원으로 무려 48.6%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실적이 좋아졌으나 일본계 기업들의 지난해 투자액은 4202억원으로, 2016년(4679억원)보다 10.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2개 전체 외국계 기업의 투자가 같은 기간 평균 21.4% 증가한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대부는 영업이익이 2016년 1963억원에서 작년 4337억원으로 무려 120.9%나 늘었지만 지난해 투자액은 12억원에 불과했다.

 

유니클로/연합뉴스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73억원에서 2344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난 반면 투자액은 170억원에서 137억원으로 19.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본계 기업의 지난해 결산 및 중간 배당금은 총 67687억원으로, 당기순이익(1조1296억원)의 59.9%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년 전보다 1961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일본 화학업체 아사히카세이(旭化成)가 지분을 100% 보유한 동서석유화학은 지난해 순이익(1801억원)의 90%가 넘는 1637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으며, 산와대부(1200억원)와 에프알엘코리아(1110억원)도 배당금이 1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는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빌미로 한국에 대한 일부 소재 수출 규제에 나선 가운데 국내 일본계 기업들이 한국 내 재투자에는 인색하고 배당으로 본사의 배만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판 여론이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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