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박근희 부회장 필두로 한광섭 신임 홍보실장까지 입성
김천수, 이경배 대표 등 중책 맡은 삼성 출신에 이목집중
박근희 CJ그룹 부회장(왼쪽), 한광섭 신임 CJ그룹 홍보실장. 사진/CJ그룹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 승계를 위해 삼성출신을 잇따라 경영진으로 영입하고 나섰다.

7일 재게와 CJ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해 영입된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을 시작으로 김천수 CJ라이브시티 대표, 이경배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등에 이어 그룹의 입으로 통하는 홍보실장에 한광섭 전 삼성물산 전무를 그룹 홍보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과거 이재현 회장이 삼성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것은 수차례에 달한다. 최근 CJ그룹이 위기관리에 정통한 삼성그룹 출신 임원들을 경영진으로 대거 영입하고 있는게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부장으로의 경영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겠냐는 관측이다.

CJ그룹은 이선호 부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CJ올리브네트웍스를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을 꾀하고 있다. 이에 유통사업인 올리브영을 CJ올리브네트웍스로 남기고 SI부문은 내년을 목표로 사업분리를 준비하고 있다. 사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맨의 잇따른 영입이 이러한 그룹 재편을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기존 경영진이 이재현 회장의 부재시에 경영위기 안정화를 일궜다면 새로운 경영진으로 그룹을 재편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맨 영향력이 CJ그룹에 미치기 시작된 것은 지난해 박근희 부회장을 전격 영입하면서다.

기존멤버에게는 중책이 주어졌다. 2017년 합류한 제일기획 출신인 김천수 CJ라이브시티 대표는 '문화콘텐츠' 사업에 가치를 둔 CJ그룹의 '살아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공간' 건설을 맡게 됐다. 경기도 고양 한류월드 부지에 건설 중인 복합개발사업 브랜드인 CJ라이브시티는 다양한 채널의 콘텐츠를 원스톱으로 제작할 수 있는 ‘체험형 스튜디오’와 2만 석 규모의 '최첨단 아레나(Arena)', 다양한 콘텐츠 기반의 라이드와 어트랙션, F&B·MD 시설이 구성된 ‘콘텐츠 놀이공간’, ‘한류천 수변공원’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핵심 경영인 출신들이 연이어 CJ그룹의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이번 일로 삼성과 CJ의 오랜 갈등관계가 해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한광섭 부사장 영입을 위해 박근희 부회장이 직접 공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부회장이 영입한 한 신임 실장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홍보팀 뉴미디어담당 상무,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온라인 홍보그룹장,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략홍보그룹장, 삼성물산 커뮤니케이션팀 전략홍보그룹장 등을 지냈다.

한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CJ그룹에 영입돼  CJ그룹 인사지원실 소속으로 임원 연수를 받았다. 당초 곧바로 홍보실장으로 활동할 것이란 재계의 예측과 달리 7개월 여 동안 정해진 보직 없이 연수만 이뤄졌었다.

한광섭 부사장은 8일자로 CJ그룹 커뮤니케이션 홍보실장 업무를 시작한다. 기존 홍보 실장이었던 정길근 부사장은 CJ제일제당 홍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번 일로 CJ그룹 내 박 부회장의 영향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 공채 출신으로 삼성생명 대표 부회장 등을 지낸 박 부회장은 영입된 지 3개월 만에 손경식 회장, 김홍기 총괄 부사장과 함께 CJ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현재 지주사에서 오너를 제외한 그룹 전체의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재계가 2~3세 경영인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손 회장의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고 향후 이선호 부장이 경영일선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박 부회장의 영향력이 그룹 주력사업 재편과 함께 인재영입까지 확대되면서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CJ측의 관측이다. 직접 공들여 영입한 한광섭 부사장이 박 부회장에 이어 그룹 언론홍보 창구를 총괄하는 역할도 책임지기 때문이다.

박근희 부회장이 CJ그룹 내 지위가 올라간 만큼 삼성 출신들의 영향력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향후 CJ올리브네트웍스 SI부문이 법인분리되면 이경배 사장의 역할도 확대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출신이 대외 언론홍보 창구를 총괄하면서 CJ그룹 내 삼성맨들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사업 중심으로 한 그룹 재편과 인재영입에 삼성 출신 경영진들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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