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규제 완화, 유상증자 등 호재 겹치며 단기금융업 진입 '청신호'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가 네 번째 단기금융 사업자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사진=각사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업에 대한 인가체계를 대폭 완화하면서 네 번째 단기금융업(발행어음사업) 진출 증권사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미래에셋대우와 신한금융투자를 유력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이후 초대형증권사의 반열에 오르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여기에 신한금융지주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할 예정인 신한금융투자가 새로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 미래에셋대우, 단기금융업 인가시 IMA도 가능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닌달 25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 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 진입 문턱을 낮춰 경쟁을 촉진시키겠다고 밝혔다. 여기엔 ‘최대 심사중단 기간 제도’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해당 증권사가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더라도 조사 착수 6개월 이내 검찰고발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인가 관련 심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항도 6개월 안에 기소되지 않으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심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더불어 인가 신청 접수 후 착수한 금융감독원의 검사는 원칙적으로 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벌금형처럼 금융업무와 관련이 적은 위법사항은 대주주 사회적 신용요건 심사에서 면제된다.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인가는 1년 6개월이 넘게 중단된 상태다. 인가신청 이후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금융위의 발표로 미래에셋대우의 단기금융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금융업에 뛰어들려면 기본적으로 증권사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여기에 금융위원회의 적합성 심사를 거쳐 최종 인가를 받는다. 현재 단기금융업을 영위하는 국내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지난 5월 인가를 받은 KB증권까지 총 세 곳뿐이다.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자본은 무려 8조원으로 국내 증권사 최대 규모다. 이번 규제 완화로 미래에셋대우가 단기금융업에 뛰어들 경우 발행어음사업 뿐만 아니라 종합금융투자계좌(IMA)사업 진출도 가능하다.

IMA는 발행어음과 마찬가지로 고객으로부터 유치한 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지급한다. 증권사가 원금 보장 의무를 지며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만 영위할 수 있다.

특히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만 발행할 수 있는 발행어음과 달리 IMA는 발행 한도 제한이 없다. 게다가 조달한 자금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써야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투자도 가능하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금융위가 최대 심사중단 기간 제도 시행 이후 시작한 공정위·국세청 조사, 검찰 수사 등으로 적용 대상을 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위의 조사결과가 올해 안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제제 수위가 벌금형 미만일 경우 단기금융업 인가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금융위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계획을 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신한금융투자, 8월 초 유상증자 진행 시 단기금융업 요건 충족

신한금융투자도 최근 신한지주에서 6600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단기금융업 진출 가능성을 끌어올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4092억원이다. 8월 초 유상증자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하게 돼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신한지주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신한금융투자에 ‘조직 개편’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 등을 위해 계열사 수익성 강화가 중요하기에 증자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유상증자 결정 후 신한지주가 한 달째 신한금융투자의 경영 효율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을 두고 발행어음시장 진출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우려를 일축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말 그대로 유상증자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과정에서 대화가 진행 중”이라며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8월에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초대형IB 도약을 위해 관련 부문 조직을 개편하는 등 앞으로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8일 초대형 IB로의 성장을 위한 업무지원 기능 강화 목적으로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해 효율적 자원 배분과 전사 관리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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