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엔지니어가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신청한 소비자 집을 방문해서 실외기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서비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여름철 서비스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는 지난 주말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올해 첫 폭염 경보가 발령된 것을 계기로 가전 수리·점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이번 주부터 사실상 '하절기 현장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사무직 가운데 현장 서비스 업무 경험이 있는 직원들도 고객 대응에 직접 투입하는 한편 수리·점검 기사들의 근무시간을 조정해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서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장 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4월부터 서비스 직원이 고객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에어컨, 냉장고 등의 제품 상태를 살펴보면서 함께 점검하는 '보이는 가전 원격상담'을 시작했다.

'보이는 원격상담'은 고객들이 제품 상태를 힘들게 설명하지 않고도 정확한 진단과 조치를 받을 수 있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출장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경제적 부담도 덜고 시간도 아낄 수 있다.

가전업체들은 또 지난해 최악의 폭염에 따른 서비스 수요 폭증 사태가 재현될 것에 대비해 일찌감치 몇개월 전부터 고객들을 상대로 자가 사전점검을 독려하는 한편 안내 전단도 배포했다.

LG전자는 자가 점검방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현장 사전 점검 서비스도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서비스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지면서 업체들의 우려도 더 커졌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 등에 따라 올해 들어 협력업체 직원들을 잇따라 직접 고용하면서 이들이 모두 '주 52시간 근무제' 대상이 됐다.

과거에는 협력사로 지정된 소규모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건당 수리비를 받으면서 밤 시간대에도 수리·점검 서비스를 할 수 있었지만 올여름에는 원칙적으로 이런 '시간외 근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탑재된 스마트가전이 보편화하고,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 등 이른바 신(新)가전의 판매도 급증하면서 서비스 업무가 복잡해졌다는 것도 서비스 직원들에게 부담이다.

또 최근 보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시스템에어컨, 벽걸이TV 등 빌트인 가전의 경우 수리·점검 작업이 일반 제품에 비해 훨씬 어려워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도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으로 절대적인 서비스 가능 시간이 줄어들면서 고객 불만이 커질 것에 대비해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여름철에는 워낙 서비스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에 자재 조달, 스케줄링, 전산 처리 등의 인력 운용도 여의치 않아 벌써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