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깊어지는 한·일 갈등에 반일감정까지...여행, 저가항공, 엔터테인먼트 기업 '울상'
한·일 간 갈등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JYP 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트와이스 (왼쪽부터)모모, 사나, 미나./사진=JYP Ent.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한·일 양국 간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수출 규제로 인한 반일감정이 확산되면서 관련주는 물론이고 상관성이 적은 종목들도 출렁이고 있다.

실제로 여행, 저가항공, 엔터테인먼트 등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성이 적은 종목들도 주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 관련주가 대부분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모두투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일 이후 6.25% 하락한 1만8000원에 장을 마쳤고 하나투어는 같은 기간 3.67% 하락한 4만5900원을 기록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난 4일을 전후로 꾸준한 내림세다.

저가항공주도 마찬가지로 약세를 보였다. 진에어는 4일 이후 5.51% 하락한 1만8650원을 기록했고, 티웨이항공도 5.79% 하락한 6020원에 장을 마쳤다.

여행사와 항공사는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여름이 최고 대목이다. 휴가철을 전후한 지금 높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주가도 발맞춰 오름세를 타곤 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발표되면서 일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등 반일감정이 전 분야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자연히 일본을 찾는 국내 관광객의 발길도 눈에 띄게 줄었다.

게다가 지난 5일 일본 정부가 한국인 비자 발급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악재가 겹쳤다. 원화 약세에 항공유가 상승,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며 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도된 한국인 비자 발급 강화조치는 ‘무비자 입국을 제한하겠다는 조치’인지 ‘장기체류를 위한 비자 발급 조건을 강화’할 것인지는 미지수나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양국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노선 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선 JYP Ent.의 부진이 특히 눈길을 끌고 있다. 양국간 갈등으로 업종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8일 JYP의 주가는 4일 이후 2.38% 하락한 2만2600원에 마감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대주주와 관련한 타 기획사들의 이슈와 일본과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급감하고 있다”며 “2분기에 집중된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도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트와이스는 최근 (일본 음악프로) 엠스테이션에 출연하며 관련 영향이 미미함을 증명했다”며 “3분기에는 잇지(ITZY)의 첫 번째 앨범 컴백과 갓세븐(GOT 7), 트와이스의 글로벌·일본 투어가 시작되고 4분기 트와이스의 첫 돔 투어가 반영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JYP는 인기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의 소속사다. 멤버 9명 중 3명이 일본인으로 그간 국내외를 불문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반일감정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선 이들의 퇴출 주장도 나온고 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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