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허인 국민은행장 연임 무난할 듯...김도진 기업은행장 이른 하마평에 당혹
하반기 은행장 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왼쪽부터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사진=각 은행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올 하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성훈 케이뱅크(K뱅크) 은행장 임기가 오는 9월 끝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11월 임기 만료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과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각각 12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 만성 적자에 KT 대주주 현안으로 위태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연임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017년 출범 초기 케이뱅크 가입자는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현재는 100만명을 겨우 넘긴 상태다. 경쟁사 카카오뱅크(한국카카오은행) 가입자수 930만명(4월 말 기준)과 비교하면 초라하다.

실적 역시 심 행장을 압박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2017년 4분기부터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누적손실 187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충당금적립전이익 규모는 마이너스 1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억원 확대됐다.

당기순이익 역시 마이너스 188억원에서 마이너스 241억원으로 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마이너스 36.63%, 순이자마진(NIM)은 1,61%로 줄었다.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975억원의 자본금을 수혈하며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지만 KT의 대주주적격성 문제로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무산되면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다.

심 행장은 2017년 4월 KT가 주주로 참여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수장이 되면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2년 동안 6000억원 규모의 중금리(일반신용대출 6~10%) 대출을 공급하는 등 제2금융권에서 제1금융권으로 넘어오는 디딤돌 역할도 했다.

하지만 결국 이용자를 늘리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심 행장의 거취는 8월 케이뱅크 임원추천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 허인 국민은행장,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내줬지만...

2017년 지주회장과 행장을 분리하면서 임명된 허인 국민은행장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어 연임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국민은행 내에서도 비주류로 분류되는 장기신용은행 출신으로 국민은행과 합병 후 대기업부, 여신심사본부, 경영기획그룹대표(CFO)를 거쳐 영업그룹대표를 역임한 허 행장은 은행권 첫 1960년대생 은행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점장 경력만 8년이 넘는 등 '영업통'으로 알려진 허 행장은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 시절 국민은행과 합병을 반대하는 투쟁을 거부한 이유로 노조위원장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그만큼 소신이 뚜렷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윤종규 회장으로부터 국민은행장 자리를 이어받은 후 KB금융그룹 디지털혁신부문장을 겸직하는 등 그룹내 신임이 두텁다. 취임 후 조직문화 개선 등 수직적 문화를 가진 은행에서 탈피, 소통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점도 가산점이다.

다만 신한은행과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린 게 옥에 티로 남는다.

국민은행은 2017년 당기순이익 2조 1750억원을 달성하며 신한은행(1조 7110억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허 행장 취임 후 2018년 신한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다. 2018년 국민은행 당기순이익은 2조 2243억원으로 신한은행(2조 2790억원)에 밀렸다.

국민은행은 리딩뱅크 탈환을 목표로 영업력 강화에 나섰지만 지난 1분기에도 신한은행에 이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또 올해 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을 강행해 임단협에서 줄다리기 끝에 최종 합의를 보는 등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화로 고비를 잘 매듭지어 합의를 봤다는 시선과 총파업까지 가면서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는 시선이 공존한다.

임기만료 은행장들의 현장 경영 및 취임식 당시 모습. /사진=각 은행 제공

◆ 이대훈 농협은행장, 최초 3연임할까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1985년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입사하며 뱅커와 연을 맺었다. 농협은행 서수원·광교테크노벨리 지점장을 거쳐 프로젝트금융부 부장, 서울영업본부 본부장, 농헙협동조합중앙회 상호금융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17년 12월부터 제4대 농협은행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이 행장은 그동안 연임 역사가 없었던 농협은행에서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3662억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연이은 호실적으로 농협은행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하는 신화를 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대훈 행장은 지난해 말 2019년 경영전력 워크숍에서 "앞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손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각 분야에서 한 단계씩 도약하는 '지속성장 1+ 경영'을 통해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올해 목표로 고객 중심의 마케팅 추진과 디지털 선도 은행으로의 도약을 강조했다.

◆ 김도진 기업은행장, 너무 일찍 불거진 하마평에 ‘당혹’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55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회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현재 정은보·김용범 전 금융위 부위원장이 차기 행장으로 거론된다. 최근 김도진 행장까지 3연속 기업은행 출신이 행장을 이어간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행장의 경우 취임 당시 박근혜 전 정권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있었다. TK출신 금융인으로 당시 부행장이었던 김 행장은 지난해 11월 정찬우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마련한 저녁자리에 정은보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과 동석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김 행장이 이 자리에서 부정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융위와 은행 측은 반박했지만 이로 인해 김 행장은 문재인 정권 이후 교체 1순위로 꼽힌 바 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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