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려 높지만 아직까지 업계 영향 미미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과 관련해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의 경제보복에 나서면서 추가 금융제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추가 금융제재를 가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카드와 보험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조달한 자금을 보유한 카드사와 일본에 진출한 국내 보험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국내 보험사는 현대해상과 교보생명 등 2곳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1976년 보험업 지점을 도쿄에 냈고, 교보생명은 2016년 자산운용업 법인을 도쿄에 설립해 운영 중이다.

현대해상 일본지점은 도쿄와 오사카에 사무실을 두고 재일교포와 한국계 기업, 일본계 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상대로 화재보험, 상해보험 등 일반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한일 관계 악화는 일본계 기업 물건 인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특별히 큰 영향은 없다”며 “거래하는 기업 중에 순수 일본 기업들은 30% 비중이 안된다”며 “보험은 연간계약이고 큰 보험료, 서비스 등을 생각했을 때 당장에 해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일본법인은 현지 대체 투자처를 발굴해 본사의 자산운용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법인 설립 전인 지난 2015년 일본 도쿄전력 자회사인 도쿄에너지앤시스템의 키리시마시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205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에 대표 금융주관사로 참여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일본 자산운용 법인은 현지 자산운용이나 투자처 발굴 등 업무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인한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7개 카드사 중 신한·삼성·현대·우리·롯데카드가 일본 채권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5년 여신전문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일본 채권 시장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해 2200억원 규모로 2·3·5년 만기의 사무라이본드를 추가 발행했다. 사무라이본드는 외국기관이 일본 내에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이다.

우리카드도 지난 2017년 6월 5000만 달러(약 586억 원) 규모의 쇼군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 1일 8000만 달러(약 924억 원)을 추가로 발행했다. 쇼군본드는 일본에서 발행하는 비엔화표시 채권이다. 이번 발행 물량은 2년 만기 미 달러화 표시 채권으로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이 대부분을 인수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는 일본 쪽 자금 조달은 미미하다”며 “기업계 같은 경우 자금 조달이 일본 금리가 싸서 일본 쪽으로 조달하긴 하는데, 그렇게 큰 영향을 받을 만큼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외 자금 조달 비중이 10% 안팎인 롯데카드는 이중 절반가량이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롯데카드의 해외 자금 조달 비중은 10% 안팎이며 그 중 일본계 자금 비중은 절반 이하로, 금융제재가 현실화 되더라도 자금조달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삼성카드 등도 일본으로부터 자금 조달을 일부 하고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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