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나가는 K리그1, 스타 기근 시작되나… 호황기 최대 위기
거물 나가는 K리그1, 스타 기근 시작되나… 호황기 최대 위기
  • 이상빈 기자
  • 승인 2019.07.09 18:42
  • 수정 2019-07-09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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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 이적
조현우,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 유력
대구FC 수문장 조현우. /OSEN
대구FC 수문장 조현우. /OSEN

[한국스포츠경제=이상빈 기자] K리그1이 거물급 선수들의 이탈로 위기를 맞았다. 스타 선수가 리그 흥행을 주도하는 프로 세계에서 팀의 주축이자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끌어모으는 이들의 ‘이적 열풍’이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국제대회 및 A매치 호성적으로 모처럼 호황을 누리는 K리그1에 짙은 안개가 드리워지고 있다.

올여름 본격적인 선수 이탈의 포문을 연 건 김신욱(31)이다. 8일 전북 현대를 떠나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 이적을 확정했다. 이적료만 약 70억 원 수준이다. 얼마 전 최강희(60)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아 대대적인 전력 보강이 예상되던 상하이 유니폼을 입고 생애 첫 번째 해외 리그 진출을 이뤄냈다. 올 시즌 김신욱은 전북 최전방을 거의 홀로 책임지다시피 했다. 로페즈(29)를 제외한 팀 외국인 공격 자원의 부진이 원인이다. 고군분투하면서도 17경기 9골 3도움을 올리며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냈다.

외인들이 두각을 보이는 득점 순위에서도 토종 공격수 자존심을 지키며 FC서울 알렉산다르 페시치(27ㆍ세르비아)와 함께 2위권을 형성했다. 페시치와 9골로 득점 수가 같지만, 2경기를 더 뛰어 뒤 순위로 밀렸다. 김신욱은 2009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데뷔해 국내에서만 11번째 시즌을 소화한 K리그1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다. 350경기에서 132골 31도움을 기록했다. 시즌당 평균 12골을 넣었다.

동시대에 활약한 동료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일본, 중국, 중동 등으로 떠날 때도 K리그1에 남아 실력을 갈고닦았다. K리그1에서 활약을 바탕으로 A대표팀(50경기 10득점)에도 차출되며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무대까지 밟았다. 2016시즌을 앞두고는 전북으로 적을 옮겨 약 20억 원의 이적료를 남겼다. 연봉으로만 국내 선수 최고 수준인 10억 원 이상을 받으며 명실공히 K리그1 스타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스타 선수에 목말라하던 K리그1에서 김신욱은 언제나 단비와 같았다. 전북은 김신욱을 이적시키고 받은 이적료로 거물급 공격수 영입을 준비 중이다. 하루빨리 공백을 메우지 않는다면 리그 선두 싸움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김신욱과 함께 K리그1을 대표하는 또 다른 얼굴 조현우(28)도 해외 리그 이적에 가까워졌다. 현재 독일 분데스리그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2013년 데뷔한 조현우는 7시즌 동안 오직 대구FC 유니폼을 입고 달구벌을 달궜다. 지난해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A대표팀의 골문을 지키며 놀라운 선방 쇼를 펼쳐 스타덤에 올랐다. 올 시즌 DGB대구은행파크 개장과 함께 홈경기 때마다 매진에 가까운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며 리그 흥행을 선도하는 대구에서 조현우의 존재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필드 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라는 특수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팀 최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김신욱(왼)은 8일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 이적을 확정했다. /전북 현대 페이스북
김신욱(왼)은 8일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 이적을 확정했다. /전북 현대 페이스북

조현우의 이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면서 대구가 직면할 문제도 상당하다. 주전 골키퍼이자 프랜차이즈 스타가 떠나기에 당장 성적과 흥행에 적신호가 켜진다. 하지만 대구는 조현우 공백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 대구 관계자는 9일 본지와 통화에서 “공식 발표가 나면 그때 맞춰 준비할 것”이라며 “구단도 그걸 다 고려하고 이적을 진행한다. 대체자 영입 관련해서는 말씀드릴 게 없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수원 삼성 중원의 핵인 엘비스 사리치(29ㆍ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도 구단과 결별이 유력하다. 사우디 아라비아 알 아흘리가 그의 에이전트와 접촉했다. 수원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아직 공식적인 이적 제안이 온 건 없지만 선수 의지가 강하다. 알 아흘리 이적 얘기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지난달엔 터키, 러시아 구단에서 제안이 왔지만 거절했다. 저희는 더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사리치가 이적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선 “선수는 돈보다 A대표팀에 계속 가기를 원한다. 한국과 보스니아 사이 거리가 워낙 멀고 이동 시간이 오래 걸려 선수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에 앞서 많은 기대를 받고 경남FC로 이적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출신 미드필더 조던 머치(28)가 구단과 계약을 해지하고 떠났다. 적응 실패가 원인으로 꼽힌다.

스타 선수들이 K리그1을 떠나면서 스타 기근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돌파구는 ‘빅네임’ 영입이다. 하지만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K리그1 구단이 해외 유명 선수를 거액에 데려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눈앞에 놓인 문제를 K리그1과 각 구단이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올 하반기 흥행을 좌우할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