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업무 협약 체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본에 머무르며 전방위 활약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삼성가 남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민간 외교 사절단을 자청, 각각 일본과 중국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오빠인 이 부회장이 먼저 현해탄을 건너 일본 경제 보복조치로 인해 불거진 무역전쟁에서 한국 정부를 대신해 민간외교 사절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장은 사드 보복강화을 앞둔 중국 달래기에 주력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하루 전날인 8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업무 협약 체결을 위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사장의 하반기 첫 대외 활동으로 그간 개인 사생활 논란과 HDC신라면세점 밀수 사건 등으로 공식 활동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업무 협약을 위해 이 사장이 직접 움직이면서 일각에선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수석이 지난달 일본에서 진행한 G20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체계·THAAD) 문제를 재차 언급했으며, 이후 일본 경제보복 조치가 발표된 1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국 기업 광고판 120여 개를 불시에 철거하는 등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 보이고 있는 이유다.

해빙기에 접어든 한중 양국 관계가 다시 냉각기에 들어갈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 사장이 직접 중국 민간 기업과 협약 체결 자리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그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삼성그룹 내에서 이부진 사장은 중국통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이 사장은 시진핑 수석의 ‘개혁모델’로 꼽히는 국가 소유 회사인 시틱그룹 사외이사에 등재한 바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면세점 사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중국 관광객 의존도가 60% 이상으로 높기에 씨트립과 비즈니스적으로 중요한 관계다"라며 "양사 간 순수한 의도로 진행한 내용이지, 정치적인 것과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호텔신라와 씨트립 양사 최고 경영진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세 번째로, 그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사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침체된 국내 관광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씨트립을 공식 방문했으며 지난해 9월에도 중국을 직접 방문한 바 있다. 신라면세점 또한 씨트립과 제휴를 맺고 씨트립 홈페이지의 '글로벌 쇼핑' 코너에 지역별 신라면세점과 매장 방문 혜택을 소개하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가운데)이 지난 8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의 량찌엔장 명예회장(오른쪽 두번째)과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호텔신라 제공

이 사장의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지난 7일 일본 출장길에 올라 3일째 '비밀행보'를 이어갔다. 일본 정부의 일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현지에서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 부회장은 일본에 머무르며 아베 총리와 만남 등을 타진하는 등 전방위로 해결점을 찾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일체의 동선을 노출하지 않고 현지에서 민간차원의 협력구도를 모색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일본 정부나 관료를 만나기 보다는 아베 총리 친형의 장인인 우시오 지로 우시오 전기 회장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개최된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그룹 총수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시간을 갖고 일본에서 민간외교를 펼쳐 결과물을 도출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통'으로 이부진 사장은 '중국 통'으로 각각 키워냈다"며 "그룹의 위기상황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이건희 회장의 혜안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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