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겉으론 '협력' 속내는 '대립각'
통신업계, 겉으론 '협력' 속내는 '대립각'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9.07.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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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 "LG의 CJ헬로인수 반대" 한목소리... 독행기업 역할 사라져
이동통신 3사 /사진=연합뉴스
이동통신 3사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5G 구축을 위해 협력체제를 꾸렸던 통신업계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놓고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알뜰폰 시장 왜곡과 경쟁 저하 등을 근거로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헬로모바일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해 반대하고 나선 것은 통신사간 시장점유율 지키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지켜온 시장점유율을 5G 시장에서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헬로모바일이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결합하면 가입자 수 120만명, LTE 가입자만 93만명에 달하는 압도적 1위 사업자가 된다. SK텔레콤과 KT가 이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5G시장에서 이들 가입자를 흡수하면 자칫 시장판도가 바뀔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는 목적이 단순하게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확대는 아니라는 게 SK텔레콤과 KT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시장 3위 사업자와의 결합으로 시장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15% 안팎에 불과하고, 전체 이동통신 시장점유율 역시 21.8%에 그친다. 

CJ헬로가 독행기업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LG가 인수하면 그 역할이 사라지게 된다는 얘기다.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알뜰폰 시장에서 CJ헬로가 '독행기업(Maverick)이냐'다. 독행기업이란 업계 독과점을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LG가 CJ헬로를 인수하면 이통시장 경쟁에 저해되고 알뜰폰 제도 도입 취지에도 어긋날 수 있다는 게 경쟁사들의 우려하는 점이다.  

한편으로는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해 알뜰폰을 이유로 들어 반대한다는 의견도 나돈다. 최근 통신사들의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하락세인 반면 유료방송에서 유무선 결합과 콘텐츠 판매를 통한 수익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유료방송 확대가 중요 사업모델로 꼽히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게 되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기존 11.4%에서 24.5%로 13%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시장 2위 사업자로 성장하게 된다. 이점에서 위협을 받게 될 SK텔레콤과 KT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IPTV 업계 최초로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넷플릭스와 독점제휴를 맺은 효과로 올해 1분기 IPTV 매출이 25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또 LG유플러스는 지난 1분기 IPTV 가입자가 13만 명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같은 기간 KT와 SK브로드밴드의 순증 가입자는 각각 11만4000명과 11만9000명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가파른 성장세에 놀란 SK텔레콤과 KT가 한 목소리로 CJ헬로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가 도입되면서 유료방송에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게 된 만큼 통신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통한 수익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KT가 현재 시장 1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기업 결합을 통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