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수주액 6조원 넘어서 지난해 상반기 대비 수직상승
정진행 부회장./사진=현대건설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해외통' 정진행 부회장이 등판한 뒤 현대건설이 해외시장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수주액이 수직상승하면서 '정진행 매직'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9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람코 다란 본청에서 총 27억 달러 규모(약 3조2000억원)의 사우디 마잔 개발 프로그램 패키지 6, 패키지 12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이 따낸 두 공사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가 발주한 플랜트 공사다. 사우디 동부 담맘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250㎞에 위치한 마잔(Marjan) 지역 해상 유전에서 생산되는 가스와 원유를 처리하기 위한 '마잔(Marjan)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앞서도 현대건설은 중동에서 대규모 잭팟을 터트렸다. 지난 5월 이라크에서 2조9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해수공급시설 공사를 따냈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수주했다.

상반기까지 현대건설의 해외공사 총 수주액은 6조원이 넘어섰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에서 자리를 옮기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수주액 2조8015억원과 비교하면 3조원 이상 수직상승한 셈이다. 올해 수주 목표(24조1000억원) 4분의 1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달성했다.

정 부회장은 그룹내에서 '해외통' 인사로 통한다. 과거 그는 기아차 아태지역본부장과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장, 현대차 중남미지역본부장 등의 자리를 거치면서 해외 네트워크를 쌓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 18회 가운데 14회를 동행하며 얼굴 마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친정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본인의 전문영역 '해외사업'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다. 연초부터 이라크와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을 다녀왔으며 이후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사업장도 직접 챙겼다.

이처럼 해외수주에서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신 현대건설의 1조 클럽 재가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건설은 올해 연간 목표로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 수주 24조1000억원을 제시했다.

한편, 1955년 생인 정 부회장은 지난 1979년 건설로 입사하고 1988년까지 근무한 후 현대석유화학과 현대차, 기아차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지난해 말 부회장으로 승진 후 건설로 복귀했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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